3년5개월→6개월→5개월→14개월 가동·정지 반복..연구용원자로 '하나로' 재가동 시급

2021. 2. 1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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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다목적 연구용원자로 '하나로'가 당초 목표였던 1월 재가동에 돌입하지 못하고 멈춰서있다.

하나로는 지난 2014년 7월 첫 번째 가동중단 이후 약 7년동안 잦은 설비 고장으로 가동과 정지를 반복해왔다.

문제는 하나로의 장기 가동정지로 인해 암 치료용 방사성 의약품 생산과 중성자빔을 활용한 연구개발이 차질을 빚게 돼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로의 장기 가동중단에 따라 국내 의료산업계와 연구계에서도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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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유일 연구용원자로 '하나로' 7년간 사실상 개점휴업
- 의료용 방사선동위원소 생산·중성자빔 기초연구 차질
국내 유일 연구용원자로 ‘하나로’.[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유일의 다목적 연구용원자로 ‘하나로’가 당초 목표였던 1월 재가동에 돌입하지 못하고 멈춰서있다. 하나로는 지난 2014년 7월 첫 번째 가동중단 이후 약 7년동안 잦은 설비 고장으로 가동과 정지를 반복해왔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19년 12월 테스트 중 자동정지된 후 ‘냉중성자 실험시설’ 관련 후속조치를 마무리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는 재가동 승인을 받은 상태지만 빠르면 4월 재가동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문제는 하나로의 장기 가동정지로 인해 암 치료용 방사성 의약품 생산과 중성자빔을 활용한 연구개발이 차질을 빚게 돼 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로는 핵연료와 같은 원전에 사용되는 각종 재료의 건전성 입증을 위한 조사시험 등을 수행하는 30㎿급 다목적 연구용원자로다. 하나로는 기존 발전용 원자로와는 활용범위가 다르다. 의료용·산업용 방사성 동위원소(RI) 개발과 생산, 중성자 도핑을 통한 대전력 실리콘반도체 생산, 중성자 빔을 이용한 물질 구조 및 신소재 연구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최기용 원자력연 차세대중성자연구단장은 “하나로 불시 정지원인은 원자로 내부 이상이 아닌 부대장치 중 하나인 열교환기 이상 때문”이라며 “코로나19 등 원인으로 해외에서 부품 도입이 늦어져서 시간이 지연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구용 원자로는 상용 원자로와 다른 과학시설이지만 환경단체들의 이슈화 제기 때문에 작은 고장으로 인해 멈출때마다 승인을 새로 받아야하는 규정이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하나로 상부에서 본 수조 모습.[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국내 원자력 전문가들은 하나로가 만 25년이 넘으면서 관련시설이 노후화됐고 장기미가동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안전성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최성민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하나로의 경우 해외 연구용원자로에 비해 까다로운 규제를 받고 있다”면서 “시운전 할때마다 생길 수 있는 작은 결함으로 재가동이 늦춰지면 그 만큼 국가차원에서도 큰 손실을 입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국립표준연구소의 20MW급 연구용원자로는 2016~2017년 각각 총 3회이 계획되지 않은 정지가 발생했지만 이에 따른 총 가동일 수 손실은 각각 4.4일과 5.6일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로의 장기 가동중단에 따라 국내 의료산업계와 연구계에서도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하나로는 암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방사성 의약품 생산, 첨단과학 연구를 위한 중성자빔 활용 연구, 방사화 분석을 활용한 초미세먼지 연구 등을 지원해 왔다.

하나로에서 생산한 이리듐-192는 국내 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20% 가량은 수출한다. 갑상생암 진단 및 치료에 쓰이는 요오드-131은 두 달간 42.6큐리(Ci)가 생산됐으며, 생산한 요오드-131은 국내 수요의 36%를 차지한다.

특히 희귀질병 치료제의 원료로 사용되는 방사성 요오드 생산이 중단돼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중성자빔을 활용한 기초연구가 중단되는 등 국가 과학기술 및 산업 측면에서 큰 손실을 끼치고 있다. 실제 하나로 정지 3년간 방사성 요오드 수입액은 약 45억원, 비파괴선원 제조기업 매출감소는 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냉중성자 실험장치를 활용한 실험 모습.[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최 교수는 “KAIST 학생들도 지난 5년간 중성자빔을 이용한 실험을 할 수 없어 해외시설을 이용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서 “원자력연구원과 원안위가 현 상황의 신속한 해결과 하나로가 안정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적극적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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