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짜리 지폐에서 간편 송금까지 '세뱃돈'의 트렌드는?

이윤주 기자 2021. 2. 11.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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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어린이·청소년에게 설 연휴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세뱃돈’일 것이다. 1960년대부터 대표적 설 문화로 자리잡은 ‘세뱃돈’은 10원짜리 지폐부터 5만원권에 이르기까지, “엄마에게 맡기라”는 ‘알고 속는’ 거짓말부터 ‘세뱃돈으로 자녀 주식계좌 만들기’에 이르기까지 경제·사회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키워드가 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가족·친지들끼리도 한 자리에 모이기 어렵게 되면서, 모바일 송금 등을 통한 ‘비대면 세뱃돈’이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어른들이 세뱃돈을 주는 문화가 본격적으로 자리잡은 것은 1960년대 중반부터라는 평가가 대세를 이룬다. 처음에는 떡이나 과일 등을 주고 받았지만, 1960년대 중반부터 10원짜리 지폐를 세뱃돈으로 주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환위기 한파로 세뱃돈에도 거품이 빠지면서 은행에 세뱃돈으로 줄 1000원권을 바꾸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후 세뱃돈의 기본 금액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높아졌는데, 특히 신권 화폐가 나올때마다 변곡점을 맞으며 수요가 늘었다. ‘새해 첫날 받는 돈’이라는 의미에서 신권을 교환해 깨끗한 돈을 주려는 뜻에서다.

2006년 새로 발행된 5000원권의 인기가 대표적 사례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2006년 설 연휴 전 10영업일동안 발행된 자금중 만원권은 전년보다 6.7%포인트 줄어든 반면, 5000원권은 7.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한은 광주전남본부는 “23년만에 새로 발행된 5000원권이 명절 용돈 또는 세뱃돈으로 폭발적 인기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설 자금 신권 공급액의 8% 내외를 차지하던 5000원권의 비중이 23.8%로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2006년 새로 발행된 5000원권


2009년에는 5만원권이 새로 나오면서 세뱃돈의 ‘기대 단위’가 커졌다. 세뱃돈 뿐만 아니라 각종 경조사비 등에도 신사임당이 그려진 5만원권이 대세로 자리잡게 된다. 지난해 설을 앞두고 교육 콘텐츠 전문회사 스쿨잼에서 초등학생과 어른 1138명을 대상으로 적정한 세뱃돈에 대해 온라인 설문한 결과 어른은 1만원, 초등학생은 5만원이 가장 적당하다고 답했다.

올해는 ‘비대면 세뱃돈’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한은이 지난 10일 발표한 ‘2021년 설 전 화폐공급 실적’ 자료를 보면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9일간 시민들이 한은 발권국 창구를 통해 지폐를 새 돈으로 바꿔간 건수는 약 3320건으로 전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서로 만나 얼굴을 보며 세뱃돈을 주고 받는 일은 올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모바일 뱅킹 등을 통한 비대면 송금이 늘면서, 관련 이벤트를 하는 은행도 눈에 띈다.

우리은행은 설 연휴 기간인 11일부터 14일까지 모바일뱅킹 앱 ‘WON뱅킹’을 통해 비대면 방식으로 세뱃돈을 보내면 추첨을 통해 모바일 쿠폰을 제공하는 ‘단 4일간! 설날특선’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는 14일까지 송금서비스로 세뱃돈을 보낼 경우 설날 메시지가 담긴 특별 송금봉투를 제공한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명절 이동이 제한됐던 지난해 추석 때도 ‘한가위’ 송금봉투 이용량이 2019년 대비 약 37.4% 증가했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제공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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