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만나거든 죽은 척해라' 옛말, 옳은 조언이었다

김태훈 2021. 2. 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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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곰을 만나거든 죽은 척하면 산다'고 했다.

9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알래스카에서 스키를 타다가 곰을 만난 남성이 죽은 척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미국국립공원서비스(NPS)는 사람을 공격하는 곰이 몸집이 큰 불곰(회색곰)이라면 머리와 목을 손으로 가리고 바로 누워 짐을 몸 위에 올려놓은 채 가만히 죽은 척을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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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알래스카서 불곰의 공격 받은 남성
죽은 척해서 겨우 살아나.. 병원 후송
한국에 서식하는 반달가슴곰.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계 없습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옛말에 ‘곰을 만나거든 죽은 척하면 산다’고 했다.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있겠으나 결론부터 말하면 상당히 근거가 있는 조언이다. 미국 알래스카에서 곰과 마주친 남성이 가만히 죽은 척을 해 살아났다는 사연을 접하면 더더욱 그렇다.

9일(현지시간) CNN 방송에 따르면 알래스카에서 스키를 타다가 곰을 만난 남성이 죽은 척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구체적 보도 내용을 보면 지난 6일 알래스카주 산간 오지인 헤인스 지역에서 일행 2명과 스키를 타던 남성 A씨가 무서운 불곰이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굴을 발견했다.

알래스카 수렵 당국은 A씨가 부주의하게 행동해 새끼와 함께 있는 어미 불곰을 깨웠다고 전했다. 화가 난 어미 불곰은 곧장 A씨를 공격했다. 알래스카주 관계자는 CNN에 출연해 “곰의 공격을 받은 A씨는 어느 순간 평소 들었던 대로 죽은 척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이 방법은 그런 상황에서 좋은 아이디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행은 곰한테 물린 A씨를 일단 응급처치한 뒤 해안경비대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 헬기는 헤인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16㎞ 떨어진 곳에서 이들을 발견했다. 해경은 곰에게 물려 머리와 손을 다친 A씨를 근처 병원으로 신속하게 이송했다. 병원에 도착했을 당시 A씨는 뚜렷한 의식이 있었다고 해경은 전했다.

해경 관계자는 “구조를 요청한 A씨 일행이 가진 위성통신 장치가 정확한 위치를 송신해 위치를 찾을 수 있었다”며 “이들이 입고 있던 밝은색 옷도 적시에 위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등산 중 곰과 마주친다는 건 상상만 해도 아찔한 일일 것이다. 국립공원이 있고 실제로 곰이 이따금 민가에 출몰하는 미국 일부 지역에선 아예 상점에서 곰 퇴치용 스프레이를 판매한다고 한다. 미국국립공원서비스(NPS)는 사람을 공격하는 곰이 몸집이 큰 불곰(회색곰)이라면 머리와 목을 손으로 가리고 바로 누워 짐을 몸 위에 올려놓은 채 가만히 죽은 척을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한국의 경우 2004년부터 지리산 국립공원에 반달가슴곰 6마리를 들여와 복원을 시작, 현재는 60여 마리까지 불어났다. 이 가운데 일부는 지리산을 벗어나 인근 가야산·덕유산까지 활동 반경을 넓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달가슴곰은 몸길이가 보통 130~190㎝, 몸무게는 150~200㎏으로 북미에 서식하는 불곰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설령 등산 중에 마주친다고 해도 큰 해를 입을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그럼 반달가슴곰과 조우했을 때에도 죽은 척하는 것이 최선의 대응일까. 국립공원공단 관계자는 “곰을 자극하지 말고 최대한 조용하고 신속하게 자리를 벗어나는 게 좋다”며 “아마 곰도 인간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지나갈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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