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역전 주인공은 바로 나"..조은희·오신환·금태섭은 누구?

김일창 기자 2021. 2.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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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력' 조은희, 25개 서울구(區) 중 유일한 국민의힘 구청장.."풍부한 행정 경험 강점"
'70년대생 패기' 오신환, 관악 첫 보수당 의원..'바보' 금태섭의 시작? '소신'의 아이콘
조은희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9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비전스토리텔링PT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1.1.29/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설 보수야권 후보들은 경선 본선에 오른 국민의힘 4명, 제3지대 후보 단일화에 나서는 2명 등 총 6명으로 추려졌다.

이 중 관심은 국민의힘의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제3지대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쏠려있다. 오 전 시장과 안 대표는 대선 잠룡으로 분류됐던 인물이고, 4선 국회의원 출신의 나 전 의원은 제1야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인지도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 사람이다.

이들을 제외하면 '세 사람'이 있다. 바로 국민의힘 소속의 조은희 서초구청장과 오신환 전 의원, 제3지대 단일화에 나서는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그들이다. 인지도나 선거 캠프 규모로 보나, 이른바 나·오·안에 비해 부족하지만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가진 정치인임에는 틀림없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민주당 구청장 24명, 단 한 명의 국민의힘 구청장 '조은희'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구청장을 설명할 수 있는 핵심 단어는 '저력'이다. 그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2014년에 이어 재선에 성공했는데, 관심을 끈 건 서울 전체 25개 구(區) 중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소속 구청장은 조 구청장이 유일했다는 점이다.

나머지 24명의 구청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보수 텃밭인 강남 3구마저 위태로웠던 시기에 보수의 자존심을 지킨 사람이 바로 조 구청장이다.

조 구청장은 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행사기획·문화관광 비서관을 거친 뒤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정무부시장으로 합류했다. 행정 경험이 풍부한 것은 다른 후보들과 비교할 때 강점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서초구청장으로 조은희를 뽑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글이 올라올 정도로 구민들 사이에서는 '일 잘하는 구청장'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고 민원을 접수해 처리하는 일화도 회자된다

조 구청장의 무기는 오직 '실력'이다. 그의 이런 신념은 2014년보다 2018년 선거에서 더 높은 득표율로 보답받았다. 조 구청장은 "서울시민의 삶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저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 시민들의 삶의 질을 확실히 향상시키겠다"며 "정책으로 승부를 걸어 한 편의 드라마를 쓰겠다"고 말했다.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15년 서울 관악을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후 소감을 말하는 모습. 2015.4.29/뉴스1 © News1

◇유일한 1970년대생 '서울, 게임체인저' 오신환

오 전 의원은 6명의 보수야권 후보 중 유일한 1970년대생(1971년)으로 '젊음'과 '패기'를 앞세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연극학을 전공하고 대학로에서 연극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다른 후보들과 차별되는 이력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제7대 서울시의원으로 정치에 발을 디뎠지만 지난 2015년 4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때 금배지를 달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당곡 초·중·고를 졸업한 관악구 토박이인 그는 1988년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이후 관악을 선거구 최초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출신 국회의원이 됐다. 특히 당시 정태호 민주당 후보와 대선에 출마한 적 있는 정동영 당시 무소속 후보를 상대로 거둔 승리여서 언론의 주목도가 상당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낙선하며 5년간의 의원 생활은 중단됐지만 그 짧은 시간안에 국회 법제사법위원, 정무위원, 운영위원, 바른정당 대변인 및 원내대표 등을 역임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다.

오 전 의원은 지난 8일 진행된 본경선 미디어데이에서 "97세대로서 청년의 목소리를 많이 담아내고 구태정치, 줄 세우기 정치, 금권정치는 배격하는, 공정한 경선을 치르도록 하겠다"며 "서울을 탈환하고 서울의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젊은 시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금태섭 무소속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뉴스1과 인터뷰에 앞서 환하게 웃는 포즈를 잡았다.© 뉴스1 이길우 객원기자

◇'바보' 금태섭의 시작?…'소신'의 아이콘을 꿈꾸다

금태섭 전 의원을 규정하는 단어는 '소신'이다. 여야 통틀어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안철수 대표와 일대일 단일화를 치를 수 있는 것도 그의 소신의 발로다.

지난 2019년 12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국회 표결을 앞두고 그가 속한 민주당은 '찬성' 당론을 정했다. 그러나 금 전 의원은 혼자 '기권표'를 던졌다.

당론을 어겼다는 이유로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공천 탈락했다. 제명 조치까지 당할 뻔했으나 스스로 당을 박차고 나왔다.

검사 시절에는 검찰의 변화를 요구하는 칼럼을 한 진보성향 언론에 기고했다가 윗선의 압력으로 인해 사표를 썼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고 단호히 말하는 그다.

소신은 핏줄인 듯하다. 판사였던 아버지는 박정희 정부에서 사법부 독립을 외치다 판사 재임용에 탈락하며 법복을 벗었다. 사법부 내 강경파는 아니었다는 데 강경파가 나서면 오히려 주장의 본질이 흐려질까 걱정돼 앞장섰다고 한다.

그는 '쿨'하다. 안 대표와 단일화 협상에서 어떤 조건도 받겠다고 했고 실제 그렇게 했다. 현실도 쿨하게 인정한다. 그는 "한자릿수인 지지율을 반전시킬 묘수가 있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성평등 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데 20대 국회의원 시절 '82년생 김지영' 300권을 사서 의원 전원에게 선물했다.

금 전 의원은 자신을 '겁이 많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원칙을 지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이 순간 용기를 내지 못하면 나중에 굉장히 후회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쥐어짠다"고 했다.

서울시장에 당선되지 않는다면 힘없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그의 '소신'이 지켜질지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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