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안해?" 수험생 폭행·가혹행위 일삼은 과외교사의 최후

합숙과외 교습소 원장 징역 2년, 부원장은 집행유예
"피해자 육체적·신체적 고통 커..죄질 상당히 무겁다"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대입 입시를 앞둔 수험생의 성적을 끌어올리겠다는 명목으로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과외교사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1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허정인 판사는 특수상해·특수재물손괴·폭행·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합숙과외 교습소 원장 안모씨(32)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해당 교습소 부원장이자 과외강사인 최모씨(28)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3년간의 보호관찰과 24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도 내렸다.

안씨는 지난해 피해자 A군(19)과 4개월가량 합숙과외를 하면서 A군이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최씨와 공모해 피해자의 얼굴, 복부 등 온몸을 수십차례 폭행하고 최씨에게 A군을 때리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안씨는 A군이 문제를 틀리거나 말을 듣지 않으면 나무 지휘봉으로 A군의 엉덩이 등을 상습적으로 때리고 뺨을 때리거나 발로 머리와 배를 차는 등 폭력을 일삼았다.

엎드려 뻗치기를 시키거나 구두주걱이 부러질 때까지 때리기도 했다. A군의 머리에서 피가 날 때까지 플라스틱 파일통으로 머리를 수차례 가격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또 A군이 모의고사 시험 중에 휴대전화로 답안을 검색한 것을 들키자 망치로 A군의 아이팟과 아이폰을 부쉈다.

안씨는 교육당국에 신고 없이 2019년 12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교습소를 운영하고 중·고등학생, 재수생 등 6명을 상대로 1인당 월 400만원 상당의 교습비를 받으며 국어, 영어, 수학 등을 가르친 것으로 드러났다.

안씨에게 고용된 최씨는 A군이 문제를 틀리거나 단어를 외우지 못하면 나무지휘봉이나 주먹과 발을 사용해 A군을 폭행했다. 지난해 6월에는 여러 차례에 걸쳐 A군을 다용도실에 가두고 앉거나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등 가혹행위도 일삼았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며 머리를 바닥에 박고 엉덩이를 드는 일명 '원산폭격' 자세를 시키고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씨는 나무 지휘봉으로 A군의 허벅지를 수십회 때려 전치 5주의 좌측 대퇴부 피부 괴사 등의 상해를 가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육체적 피해뿐만 아니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발생하는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으며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두 사람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특히 안씨에 대해선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부모의 신뢰를 이용해 피해자를 정신적으로 지배하고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하면서 자신의 분노를 표출했다"며 "사소한 이유로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는 유형력을 행사해 그 죄질이 상당히 무겁다"고 판시했다.

최씨에 대해서는 상당 기간 구금 상태에 있으면서 자신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 양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hahaha828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