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도 못 봤는데"..쓸쓸한 부모들 '빈 둥지 증후군'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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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설 풍경이 바뀌고 있다.
특히 이번 설에는 직계 가족도 5인 이상 모이지 못하게 되면서 곳곳에서 한숨이 나온다.
이들은 지난해 추석은 자녀가 보고 싶어도 참고 넘겼지만 이번 설까지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자 속상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설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고향을 방문하는 자녀들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모들은 '빈 둥지 증후군'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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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설 풍경이 바뀌고 있다. 특히 이번 설에는 직계 가족도 5인 이상 모이지 못하게 되면서 곳곳에서 한숨이 나온다.
지난 10일 중앙사고수습본부 발표에 따르면 오는 설 연휴에는 직계 가족이라도 거주지가 다르면 5인 이상 모임 적발 시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설 연휴에 고향을 찾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2~4일 한국갤럽이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시행한 조사에서 '이번 설에 1박 이상 고향 방문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12%에 그쳤다. 1990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다.
코레일이 지난달 19일부터 사흘간 진행한 비대면 설 승차권 예매에서는 전체 171만석 중 33만석만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좌석 중 19.6%에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설 승차권 예매 대비 36%, 지난해 추석 대비 85% 정도다.
'이번 설엔 고향을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자녀들에게 부모들은 서운한 속내를 애써 감추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추석은 자녀가 보고 싶어도 참고 넘겼지만 이번 설까지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자 속상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에 사는 김모씨(89)는 "자녀들에게 '일정 조율해서 따로 오라'고 했다가 한소리 들었다"며 "작년 추석 때도 코로나19 핑계로 못 봤는데 이번에도 안 온다고 하니 내심 섭섭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곧 백신이 나온다니 다행"이라며 "다음 추석 때는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천에 거주하는 박모씨(65)도 "수도권에 사는 아들 부부가 '이번 설에는 방문하지 않고 선물만 보내겠다'고 해 '너희가 그렇게 결정 내렸으면 알겠다'고 했다"며 "아들 부부가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풀리면 보러 오겠다 했지만 쓸쓸한 설날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고향에 가지 못하는 자녀들도 마음이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최근 한 맘카페에는 "이번 설에 시댁, 친정 모두 안 가려고 하는데 맞는 건지 모르겠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확진자 규모를 보니 이번 설날은 정말 조심해야 할 것 같아 시댁과 친정에 '죄송하지만 다음에 찾아뵙겠다'고 했다"며 "양가 모두 '괜찮다'고는 하시는데 내심 서운해하시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
또 다른 맘카페 이용자도 "시댁은 남편만, 친정은 나만 가기로 했다"며 "시아버님이 공무원 출신이라 이해는 해주셨지만 속상해하시는 듯했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이에 다른 이용자들은 "찾아뵙는 대신 선물로 대체하고 전화드리려 하는데 괜히 죄송하다", "설 당일에 남편만 시댁에 가기로 했는데 눈치가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번 설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고향을 방문하는 자녀들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모들은 '빈 둥지 증후군'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빈 둥지 증후군이란 대학 입학과 취직, 결혼 등 자녀들이 독립해 집을 떠난 경우 부모가 느끼는 상실감과 외로움을 의미한다.
특히 이런 증상이 중년 여성의 갱년기 시기와 맞물리면 우울증이 악화되고 정서적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골밀도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 조심해야 한다. 얼굴을 직접 마주하지 못하는 만큼 영상통화로 서운한 마음을 달래는 등 부모들을 향한 자녀들의 배려와 관심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정부도 이번 설을 '비대면 명절'로 지낼 것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0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번 설에는 멀리서 마음으로 부모님과 함께하는 것이 효도"라며 "부모님과 영상으로 만나는 명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이동통신사들은 이번 설 연휴 동안 영상통화에 사용되는 데이터를 누구에게나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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