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끊긴 야산에 땅주인 '770명'..세종시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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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권이 다시 불을 당긴 '천도론'으로 세종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자 이 같은 기획부동산 영업이 다시 활개를 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종시 공유자 100명 이상 임야 46곳2년 만에 2배↑━10일 토지건물 빅데이터 플랫폼 밸류맵에 따르면 1필지에 100명 이상 공유한 세종시 임야는 2018년 24곳에서 지난해 말 46곳으로 2년 만에 약 2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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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연서면 기룡리 산 157. 세종특별시청에서 25km,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한 야산 중턱에 위치한 임야다. 약 9만평(30만893㎡) 크기인데 땅주인만 770명이다. 주변에 도로가 전혀 없는 맹지(盲地)에 물도 전기도 끌어올 수 없는 곳인데 서울 강남구부터 제주도까지 전국 각지에 사는 외지인들이 '공유자'로 이름을 올렸다. 업계 전문가는 "전형적인 기획부동산 거래"라고 했다.
세종시 도심과 차로 20~30분대 거리인 연서면, 전의면, 장군면, 금남면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런 유형의 공유지분 임야 거래가 활발히 나타났다. 공유자 100명 이하로 분석 범위를 넓히면 기획부동산 숫자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부동산 업체는 평당 4000원짜리 땅을 10배 넘게 부풀린 가격에 팔고 있다. 주변 지인을 추천한 구입자에게 가격을 할인하는 '다단계 영업' 방식도 활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시는 지난해 땅값이 10.62% 올라 전국에서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년 상승률보다 2배 이상 더 오른 것이다.
지난해 세종시 토지거래 건수는 1만608건으로 전년대비 32%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기획부동산 거래가 의심되는 임야지분 거래는 4649건으로 조사됐다.
2010년 337건이었던 세종시 임야지분 거래량은 증가 추세를 이어가 2016년 1511건으로 확대됐다. 이후 2017년 2793건, 2018년엔 5075건으로 급등세를 나타냈다. 2019년은 4253건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거래량이 반등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소액 지분투자가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이런 곳들은 언제 개발될지도 불확실하고, 설령 개발계획이 잡혀도 워낙 지분 공유자가 많아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기 어렵다"며 "시세보다 현저히 높은 가격에 샀기 때문에 공시지가 상승을 반영해도 원구매가로 되팔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세종시 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아지는 추세다.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경매를 진행한 세종시 장군면 하봉리 임야(382-3) 경매에 102명이 입찰했다. 세종시에서 진행한 경매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 것이다. 경합 끝에 약 500평(1653㎡) 규모 부지는 최초 감정가 2억2646만원에서 2.6배 뛴 5억9188만원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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