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2000명 단위 확진자' 발생..'4차 대유행' 진짜 올까?
의료진 부족 문제 답습..'사회적 거리두기'도 손질
(서울=뉴스1) 김창남 기자 = 이번 설 연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여부를 판가름할 주요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3차 대유행'의 경우 올해 들어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재확산의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가 민족 대이동 기간인 '설 연휴' '변이바이러스' '3월 등교' 등 4차 대유행을 불러 올 수도 있는 '뇌관'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중 수도권 비중은 83.1%로 나타났다. 신규 확진자 10명 중 8명이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서울 지역 일일 신규 확진자가 300~500명대를 오르내리며 3차 대유행의 정점을 찍은 지난해 연말의 경우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된데 비해 최근엔 직장, 음식점, 실내 체육시설 등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찾거나 일하는 곳 등 일상생활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보다 최근 상황이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더구나 신규 확진자 중 무증상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긴데다 무증상자 대다수가 활동량이 많은 세대여서 지역 내 'n차 감염'의 진앙지가 될 가능성도 높다.
여기에 1년 넘게 코로나19로 인한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느슨해진 방역 경각심 역시 대유행을 불러 올 수 있는 또 다른 변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4차 대유행'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민족 대이동 기간인 설 연휴, 변이 바이러스, 3월 등교 등 '3대 고비'를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4차 대유행의 시기와 규모 등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설 연휴에 이동량이 얼마나 증가할지와 국내에 변이바이러스가 얼마나 들어 왔는지 그리고 3월이면 아이들이 등교를 시작하게 된다"며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4차 대유행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다. 변이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확산할 경우 그 여파는 이전과 전혀 다른 양상을 띨 가능성이 높아서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 중 남아공 변이바이러스와 브라질 변이바이러스 등이 특히 문제인데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접종해도 항체의 결합력을 6분의 1수준으로 떨어뜨린다"며 "최악의 경우 전혀 새로운 백신을 만들어 대처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4차 대유행을 막을 수 없을 경우 그 시기를 얼마나 늦출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백신 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이 생성되기 전까지 4차 대유행을 최대한 억제해야지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집단면역 형성 목표시기를 오는 11월로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1년 동안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대유행을 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3차 대유행 당시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 부족과 의료진 부족 등을 겪었지만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어서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달 27일 SNS를 통해 "우리 국민과 정부는 백신 접종 준비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상대적으로 4차 유행 대비에 대한 관심은 떨어지고 있다"며 "3~4월 2000명 단위의 확진자가 발생할 것을 가정해 병상 및 생활치료센터, 치료준비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지금과 같이 소상공인들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손질이 불가피하다.
김우주 교수는 "지난 1년 동안 8만2000여명의 확진자, 1400여명의 사망자 등을 겪으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는데 이렇게 쌓인 빅데이터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 등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며 "접종이 시작되면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일상으로 금방 돌아갈 것처럼 얘기하는데 이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c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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