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여야 가리지 않고 '기본소득' 맹공.. 설 연휴 앞두고 지지율 1위 굳히기

오상도 2021. 2. 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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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뉴스1
설 연휴를 앞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연일 ‘기본소득’을 강조하며 대선주자 지지율 1위 굳히기에 나섰다. 자신이 쏘아 올린 기본소득 논쟁을 통해 다른 여야 잠룡들과 확실한 선긋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국민 경시하는 포퓰리즘 공격…정치인에 속을 국민이 아닙니다’라는 글에서 이같이 정면 대응에 나섰다. 같은 날 오전의 ‘기본 없는 기본소득으로 국민 기만하는 국민의힘’이란 글에 이어 잇따라 호된 비판에 나선 것이다.  

◆ “나를 향한 포퓰리즘 공격…국민 속지 않아”

그는 “경제기본권을 보장해 수요기반을 확충하고 경제활력을 회복해 지속적 경제성장을 지향하자는 제 주장을 여러 곳에서 표풀리즘이라 비난한다”면서 “지속적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 증가가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이고 우리가 가진 자본, 기술, 인프라, 노동력 등을 제대로 공정하게 활용하면 얼마든지 지속성장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술혁명으로 생산에서 차지하는 노동의 비중이 빠르게 줄면서, 일자리와 가계소득이 줄고 총 수요부족에 따른 지속적, 구조적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다”면서 “국가는 공급부족시대의 공급역량 지원 중심에서 벗어나, 총 수요를 자극하는 것에 재정역량을 할애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것이 바로 지금 전 세계 국가가 시행 중인 재정적자를 감수하는 확장재정정책으로,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늘려주는 소득지원 정책”이라고 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질서의 붕괴 위협과 양극화를 완화하며 지속성장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라는 뜻이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올린  페이스북 글에선 “국민의힘이 ‘기본’ 없는 기본소득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본소득의 핵심 개념은 ‘공유부를 모두에게 공평하게’인데, 기본소득이 당의 제1정책이라면서 당이나 당 소속 정치인들은 차등과 선별을 중심에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위소득 50% 이하 가구를 선별해 지원하는 기본소득, 최저생계비 이하 소득계층에 대한 기본소득론 등이 그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야권 정치인들의 최근 발언을 조목조목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선 “심지어 제게 기본소득을 포기하라는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까지 나섰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고소득층에게 똑같은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은 공정과 정의에 반하고 소비 촉진 효과도 부족하다며 이 지사에게 기본소득 구상을 접으라고 촉구한 바 있다. 

◆ 이낙연·정세균 이어 유승민·나경원 등 與野 정치인에 맹공…정책 경쟁 궤도에

신혼부부 1억원대 대출 이자 지원을 공약한 국민의힘 나경원 서울시장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정치의식 수준이 저질 정치인의 감언이설에 속아 국가재정이나 실현 가능성 고려 없는 지원금에 환호할 수준이라면, 이 나라는 이미 공중부양하는 모 인사가 한참 전에 대통령이 되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국가혁명당 허경영 대표에 빗대 비판했다.

또 ‘공공조달시장을 조달청이 독점하면서 범죄적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범죄적 폭리의 근거가 무엇인지 공개하라”는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에게는 “그런 객관적 사실에 관한 것은 직접 찾아보시거나 보좌진에게 지시하라”고 일축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그러면서 “국민은 정치인과 언론이 사탕발림으로 국민을 속이는 것임을 굳이 지적해 가르치지 않아도 얼마든지 판단하고, 표를 위해 국민을 속이는 포퓰리스트를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 지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치는 전날까지 같은 당 소속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총리를 겨냥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이 지사는 민선 7기 도지사 취임 이후 자신의 견해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꾸준히 밝혀왔지만, 최근 글의 양이 부쩍 늘고, 비판 강도가 세졌다.  

앞서 그는 지난 9일 “교황도 기본소득을 지지한다”며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고, 8일에는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고 정책에도 경쟁이 필요하다”고 했다. 급기야 지난 7일에는 기본소득을 비판한 정 총리와 이 대표를 겨냥해 “정치적 억지나 폄훼가 아닌 상식과 합리성에 기초한 건설적 논쟁을 기대한다”는 장문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도 안팎에선 이 지사가 기본소득과 관련해 자신을 겨냥한 여야 정치인들과 본격적인 정책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도 관계자는 “정치 공방에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되 정책 논쟁은 앞으로도 진지하게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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