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유예기간 부여.., '바이든 거부권' 무산되나[배터리 소송 최종 판결]

2021. 2. 11.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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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베이션의 일부 리튬이온배터리에 10년 간 수입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이제 업계 시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6일(현지시간) "SK에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질 경우 SK 배터리를 사용하는 포드와 폭스바겐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만약 ITC가 LG의 손을 들어준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그 결정을 뒤집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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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베이션의 일부 리튬이온배터리에 10년 간 수입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이제 업계 시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ITC의 최종 결정을 대통령이 거부하면 SK이노베이션으로선 미국 사업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ITC가 완성차업체 공급 중단 사태를 방지하고자 유예기간을 둔 만큼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근거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1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ITC는 10일(현지시간) 최종 결정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은 향후 10년 간 일부 리튬이온 배터리에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미국 조지아주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으로선 미국에서의 생산 및 영업활동이 사실상 어려워진다.

이제 SK이노베이션은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일말의 기대를 걸어야 한다. 대통령은 수입금지 조치가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에 한해 ITC 최종 결정일로부터 60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ITC의 결정은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통령은 60일의 검토 기간을 가지며 정책적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검토 기간이 경과하면 최종 심결은 확정된다.

결과에 이의가 있는 경우 최종심결일 또는 대통령의 검토 기간이 끝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법원에 불복할 수 있다.

ITC 최종 판결을 앞두고 일각에선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유력하게 검토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6일(현지시간) “SK에 수입금지 조치가 내려질 경우 SK 배터리를 사용하는 포드와 폭스바겐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만약 ITC가 LG의 손을 들어준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그 결정을 뒤집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현지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산업의 성장을 통해 탄소중립 및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는 점도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제시됐다.

SK이노베이션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코빙턴 앤 벌링 로펌의 다니엘 슈피겔 부회장도 WP에 “이번 판결은 바이든 정부의 일자리와 지구온난화 대응, 첨단기술, 제조업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거부권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 ITC가 공급 중단의 예외 기간을 두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이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ITC는 이날 SK이노베이션의 수입금지 조치와 관련, "단 기아와 폭스바겐 및 포드 일부 차종엔 2년, 포드 일부 차종엔 4년간 공급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의 LG화학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되, 포드와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들이 대체품을 찾을 시한을 주겠다는 의미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공장을 통해 폭스바겐 등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었다. 공장 건설 기한 등을 감안하면 2년의 제한적 공급 허용기간도 현실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는게 업계 해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 자체도 부담이 적지 않다. 1916년 ITC 설립 이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가 6건에 불과한 데다 영업비밀 침해 사건에 대해선 한 건도 없었던 점에 비춰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도 있다.

설사 거부권 행사로 수입금지 조치가 해제되더라도 ITC가 인정한 영업비밀 침해 사실은 유지된다. 이는 양사가 또 합의를 해야 할 대목이며, 합의하지 못하면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부담을 져야 한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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