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세뱃돈 수백만원 받았다가..과세 딱지 날아왔다

설 연휴를 이틀 앞둔 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이지어린이집에서 원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세배하며 할아버지·할머니에게 보낼 영상 편지를 찍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대를 이어 온 부잣집이 있다. 설 명절이 끝나면 집안 아이들 손에는 수백만원이 쥐어져 있다. 몇 년 지나 아이들 명의 계좌 현금은 천 만원 단위가 됐다. 물론 설정이다. 이런 가족이 있다면 이 집안 아이들은 국세청 감시 대상이 된다. 1000만원을 찍는 순간 국세청으로부터 과세 딱지가 날아들지 모른다.

집안 어른들이 순수하게 세뱃돈을 준 것인지, 세뱃돈을 가장한 부모 증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증여세법상 미성년자는 부모 등 직계존속으로부터 받은 돈이 10년 내 2000만원, 기타 친족으로부터 받은 돈이 10년 내 1000만원을 넘어가면 과세 대상이다. 설마 세뱃돈에마저 세금을 부과하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오산이다. 현행법상 과세 대상이다.

세뱃돈이든 용돈이든 차곡차곡 모아 계좌에 저축했는데 총액이 위에서 말한 기준을 벗어나면 증여세 신고와 납부 의무가 발생한다.

결혼축의금도 이치는 같다. 부모 명의로 들어온 축의금을 자녀에게 주면 증여행위다. 그러나 부모가 아닌 사람들이 축의금을 줬다는 축의금 내역이 있으면 과세 대상이 아니다. 전체 축의금이 2억원을 넘어서면 증여세를 낼 수도 있다.

세뱃돈이든 축의금이든 금융기관에 예치하지 않고 집안 금고에 넣어두는 방법으로 과세를 회피할 수도 있다. 도난 걱정 없이 목돈을 보관할 수 있을 정도로 철통보안이 되는 집을 갖고 있다는 전제에서다.

돈세탁 수단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것도 순진한 생각이다. 부동산 취득이야 말로 가족간 내밀한 금전 거래의 스모킹건이 될 수 있다. 주택을 산 사람의 직업과 연령, 소득을 따져보면 ‘견적’이 나온다. 어떻게 돈이 나왔는지 소명하지 못하면 증여세 대상이다.

부모에게 빌린 돈이라고 둘러대도 소용없다. 돈을 다 갚을 때까지 국세청이 감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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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산 기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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