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툭하면 소환되는 전직 대통령
[앵커]
여야가 핵심 이슈로 맞붙을 때마다 종종 거론되는 것이 전 정권, 전직 대통령들의 발언입니다.
상대 진영 대통령들을 소환해 그때는 맞고 지금은 왜 틀리느냐며 비판하는 건데,
그럴 듯 하게는 들리지만, 근거 없이 진영 논리에 호소한다는 점에서 정치를 후퇴시킨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국민의힘이 정부의 북한 원전 지원 의혹을 제기하며 이적행위가 아니냐고 쏘아붙이자,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 1일) : 핵무기를 손에 든 김정은에게 원자력 발전소를 지어주려 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이적행위나 다름없습니다.]
민주당이 과거 정권에서도 검토했다며 들고 나온 것이, 바로 김영삼, 이명박, 박근혜 정부였습니다.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일) : 과거의 북한 원전 건설을 추진했던 김영삼 정부, 거론했던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일을 이적행위라고 생각하는지 야당에 되묻고 싶습니다.]
이낙연 대표가 추진하는 이익공유제를 국민의힘이 사회주의라고 비판했을 때도 전 정권이 언급됐습니다.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15일) :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사회주의 정부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입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한일해저터널을 꺼내 들었다가 민주당으로부터 친일 DNA라는 비판을 받자,
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소환됐습니다.
[이종배 / 국민의힘 정책위 의장 (지난 4일) : 반대를 위한 반대에만 매몰 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일 해저터널 건설 필요성을 역설한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과 당시 여당도 친일로 모는 황당한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습니다.]
전 정권이나 전직 대통령을 언급하는 건 상대 정당이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반대한다고 생각할 때 주로 등장합니다.
과거를 생각해서 합리적으로 판단하라는 취지라지만, 엄밀히 말해 논리적인 반박은 아닙니다.
[김형준 / 명지대 교수 : 결국은 전직 대통령의 말을 끌어들인다는 것은 한마디로 설득력이 크지는 않아요. 쉽게 보면 한마디로 방어의 논리만 있는 거죠. 설득의 논리는 없는 거예요.]
본질에 대한 치열한 토론을 거쳐 옳고 그름을 판단하도록 돕기보다 진영 논리로 역공을 편다는 점에서 정치를 후퇴시키는 겁니다.
지지층 결집으로 당장은 덕을 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분열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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