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 넘어 안 된다는데 .."가족끼리 밥도 못 먹냐"는 어른들 '난감'

류원혜 기자 2021. 2. 11.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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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에 '설연휴, 찾아뵙지 않는게 '효'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포스터가 걸려 있다./뉴스1

'전국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4일까지 연장됐다. 이에 따라 이번 명절에 등록 거주지가 다른 가족이 5명 이상 모일 경우, 방역수칙 위반사례에 해당돼 1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까지 발생했다면 치료비 등 관련 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어기고 '울며 겨자 먹기'로 부모님댁을 방문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가의 부름을 거절할 수 없는 며느리들의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주소를 알려주고 서로 5인 이상 집합 사실을 신고해주자"는 의견도 등장했다.

"5명 넘는데 모인다네요. 주소 알려드릴테니 신고 좀…" 하소연 속출
10일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설 연휴 부모님댁 방문을 고민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경기도 광명시에 거주한다는 A씨는 "설에 시댁 가시나요? 시가에 가면 모두 6명인데, 오지 말라는 소리가 없네요"라고 토로했다.

그는 "남편에게 '걸리면 과태료 낸다'고 말했는데도 기다려보자고만 한다"며 "시부모님은 이 시국에 손주가 집에 놀러가도 목욕탕에 가시는 분이다. 말 안 하고 목욕만 하신다는데, 무슨 소린지…"라고 답답함을 표현했다.

이 글에는 "친정은 오지 말라 했는데, 시가는 음식 만들어서 오라고 한다", "걸리면 과태료는 시댁에서 내라고 하자", "저희도 모이면 5명 훌쩍 넘지만 가야 한다. 이 문제로 남편이랑 싸웠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못 간다고 말씀드리려 했는데, 시부모님이 먼저 전화로 저희 아들한테 '설에 할머니 집에 와~'라고 하셨다"며 "지방도 아니고 30분 거리라서 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경남 김해 지역 커뮤니티의 한 회원도 "시어머니가 설에 동서네랑 식사하고 장 보러 가자고 하신다"며 "5인 이상 집합금지 말씀드리면 핑계라고 생각하실 것 같다. 친정은 이해해주시는데, 시댁은 참 어렵다. 어떻게 말씀드려야 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또 서로 방역수칙 위반 사실을 신고해주자는 '품앗이 신고' 방법도 등장했다. 과태료를 내줄테니 모두 모이자는 집안 어른의 지시에 꼭 모여야 하냐고 묻자, "어쩌겠냐. 명절은 지내야지"라는 대답이 돌아왔다는 사연도 있었다.

/사진=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

"어른들이 먼저 오지 말라고 해야…" 자발적 동참 필요
이 같이 명절에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를 어기면서까지 부모님댁에 가야 한다는 사연이 이어지자, 거절하기 곤란한 자녀들을 위해 집안 어른들이 먼저 방역지침에 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김모씨(35·남)는 "가족 수가 많다면 부모님들이 먼저 '안 와도 된다'고 하면 좋겠다"며 "나도 강릉에 계신 부모님이 서운해하셔서 누나와 따로 방문할 예정이다. 제사는 안 지내고, 명절 때마다 만나는 친구들도 안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의 박모씨(28·여)도 "5인 이상 모이면 안 된다고 말씀드려도, 할아버지가 가족들(5인)과 밥 먹으러 오라고 여러 번 말씀하셔서 가야 한다"며 "이런 경우가 많을 것 같다. 친척들 중 무증상자가 없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사실상 이러한 가족 모임까지 방역수칙 위반으로 적발하는 것은 어렵다. 신고 포상금 제도도 사라진 데다 사진 촬영, 위반 지역 등 증거와 함께 신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민들의 자발적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손영래 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가족간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를 어겨도) 행정적으로 점검·적발하는 것은 어렵지만, 국민께서는 그 취지를 공감하고 적극 응해달라"며 "떨어져 지내는 가족은 설 연휴를 맞아 비대면으로 안부를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의 고향 방문 및 여행 자제 권고 등의 영향으로 이번 설 연휴에는 하루 평균 이동량이 지난 설 대비 약 32.6% 감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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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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