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수업한다지만..감염위험·학습격차 걱정"
백신 우선접종 교직원 제외 불안
"상반기 중 조기접종 필요" 목소리
초등 저학년생 등 기초학력 저하
원격수업 재개 대비 보완책 절실
2021학년도 개학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학령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초조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점차 가라앉고 있지만 여전히 하루 300명대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 정상적인 개학이 가능할지 궁금해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학교가 문을 열더라도 학사 운영이 제대로 이뤄질지, 아이들의 감염 위험은 없는지, 수업의 질과 아이들의 기초학력 수준이 개선될지 등 다양한 이슈들도 고개를 들고 있다.
◇개학·방역 준비 현황은=당국은 오는 3월 정상 개학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의 경우 전례가 없던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인해 5월에서야 순차적으로 개학을 완료하는 최악의 사태가 빚어졌다. 반면 올해에는 제때 학교 문을 열기 위한 만반의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게 교육 당국의 설명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앞서 지난 1월 28일 ‘2021년 학사 및 교육과정 운영 지원 방안’을 발표하면서 개학 연기가 없을 것임을 못 박았다. 또한 법정 기준 수업일수를 지키고 1학기뿐 아니라 2학기에도 정상 개학(8월 말~9월 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각급 학교들와 학부모들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 예를 들어 500명대의 재학생을 둔 서울의 A초등학교 교사는 “다음 달 2일 입학식을 열고 1학기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수업일수도 1학기 96일을 포함해 연간 총 191일을 지킬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학령기 자녀 두 명을 둔 회사원 이현민(39) 씨는 “저희 부부는 맞벌이인데 지난해에 개학 연기로 아이들을 돌보느라 아내는 휴직계를 내야 했다. 올해는 3월에 개학한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방역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특히 교육·보육시설 종사자의 접종은 상반기가 아닌 7월부터로 예정돼 있다는 점에 학부모들은 우려한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자영업자 윤상현(50) 씨는 “교사나 학생들은 아직 (코로나19용) 백신 우선 접종 순위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 접종 순위를 1학기 중으로 앞당겨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선 학교들은 불안감 달래기에 노력하고 있다. 경기도의 B 중학교 교사는 “지난해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급증할 때에도 상대적으로 학교에서의 감염 사례는 매우 적었고, 등교수업을 해도 거리 두기 수준에 따라 적정 밀집도를 유지하도록 방역 준비를 철저히하고 있다고 학부모님들께 설명해 안심시켜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학습 저하·입시 불안 막는다지만=정부와 각급 학교는 올해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비롯한 학습 수준 저하를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가급적이면 지난해보다 등교수업을 정상화하도록 준비하고 있고 부득이하게 일부 원격 수업을 진행하게 되더라도 아이들이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쌍방향 원격 수업이 원할하지 않은 학교들이 많아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사례로 지적됐으나 올해부터는 수업과 조례·종례를 전면적으로 쌍방향 소통 방식으로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며 “교실에 상반기 중 초고속 무선통신망을 갖추도록 하고 수업 자료를 교원들이 직접 맞춤형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도 개발해 3월부터 운영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교육부는 수학능력시험을 2주가량 연기해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정상대로 11월 셋째 주 목요일(11월 18일)에 수능을 치르겠다고 확정해 고교 3학년 수험생 등의 불안감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아직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교 내 통신망이 개선되더라도 근본적인 문제는 수업 내용인데 아무래도 등교수업보다 원격 수업은 수업 내용을 심도 있게 학생들에게 전달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교수법 개발도 부족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교육 의존도가 커지는 점도 문제다. 초등학교 저학년생과 중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 유지연(45) 씨는 “저희 집 막내 아이가 올해 2학년으로 올라가는데 지난해 1학년 때 등교수업을 제대로 하지 못해 글쓰기·셈하기 모두 큰 아이가 초등 1학년일 때보다 한참 떨어지는 것 같아 속상했다. 학부모들끼리 알음알음으로 과외를 소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민병권 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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