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속 한은호(號) 이끈 이주열 총재..설 연휴 통화정책 구상

김성은 기자 2021. 2. 1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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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증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파고 속에서 한국은행호(號)를 이끌어온 이주열 총재가 올해 설 연휴 동안 '작은 쉼표'를 찍을 계획이다.

이 총재를 필두로 한은이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과감하게 꺼내든 것이다.

특히 올해 들어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금융부실 문제도 불거질 수 있어 이 총재의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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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코로나19 대응해 비전통적 통화정책 과감히 실시
올해도 각종 경제적 난관 도사려..이 총재 "긴장의 끈 늦출 수 없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제공) 2020.4.9/뉴스1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미증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파고 속에서 한국은행호(號)를 이끌어온 이주열 총재가 올해 설 연휴 동안 '작은 쉼표'를 찍을 계획이다. 그는 이번 연휴 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총재는 한은이 당면한 각종 현안을 짚으며 통화정책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을 계획이라고 한다.

이 총재는 지난해 숨 돌릴 틈 없는 긴장의 나날을 보내며 번번이 중대한 결정의 기로에 놓였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패닉에 직면해 한은은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그 때만 하더라도 그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는 상상치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당시 "지금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돼 경제활동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갈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다"라고 말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이 총재의 경제 정상화 구상은 뒤로 밀리게 됐다. 그로부터 2개월 후인 지난 5월 한은은 기준금리를 0.25%p 더 내려 사상최저 수준인 0.50%로 결정했으며 현재까지 동결 조치를 유지해오고 있다.

금융시장 혼란이 이어지자 한은은 국고채 단순매입과 증권사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회사채·CP 매입기구 대출 등을 통한 역대급 유동성 정책을 연달아 내놨다. 이 총재를 필두로 한은이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과감하게 꺼내든 것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1.1.15/뉴스1

그러나 통화정책만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문제가 크게 불거지면서 이 총재의 고민도 깊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준금리가 '제로(0)' 수준에 도달해 금리 인하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토대로 부동산과 주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탓이다.

이번 연휴 기간 재충전을 마치고 돌아올 이 총재 앞에도 각종 난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코로나19 위기의 후유증으로 남겨진 높은 부채와 자산시장으로의 자금쏠림 현상이 대표적이다. 특히 올해 들어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금융부실 문제도 불거질 수 있어 이 총재의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지난달 5일 범금융기관 신년사에서 "새해를 맞이하여 희망찬 기대와 바람으로 출발해야 하겠습니다만 안팎으로 우리 경제가 넘어야 할 난관이 많이 있어 긴장의 끈을 조금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속내를 내비쳤다.

그는 또한 "정책당국과 금융권의 유동성 공급과 이자상환 유예조치 등으로 잠재되어 있던 리스크가 올해는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높은 수준의 경계감을 가져야 하겠다"며 "특히 부채 수준이 높고 금융-실물 간 괴리가 확대된 상황에서는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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