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코로나 금융지원 천차만별..국민, 신한의 3분의 1

전 금융권 137조2천억원 금융 지원..은행이 대부분
민형배 의원 "제도적 뒷받침 없이 합의로만 지원이 이뤄진 탓"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대출 신청 지난해 4월 1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남대문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대응 과정에서 은행별 금융 지원 실적이 크게 갈렸다.

5대 시중은행 중 지원액이 가장 적었던 KB국민은행은 가장 많은 신한은행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명문화한 제도 없이 정부와의 합의만으로 금융 지원이 이뤄지다 보니 은행 간 지원 실적이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코로나19 관련 금융권 지원 실적을 보면 은행을 비롯한 전 금융권에서는 작년 2월 7일∼12월 31일 모두 137조2천394억원(총 118만1천873건)을 지원했다.

지원 부문별로 보면 만기 연장 및 원금상환 유예가 85조9천706억원(32만8천976건)으로 가장 많이 지원됐고, 그다음으로는 신규 대출(51조1천592억원, 84만4천695건)이 많았다. 이자 납입 유예는 1천96억원(8천202건)에 그쳤다.

금융사별로 보면 단연 은행의 금융 지원(총 135조9천937억원, 114만4천781건)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은행은 만기 연장 및 원금 상환 유예 방식으로 총 84조8천348억원(29만5천743건)을 지원했다. 신규 대출은 51조1천9억원(844,115건), 이자 납입 유예는 580억원(4,923건)이었다.

은행별로는 금융 지원 실적이 천차만별로 갈렸다.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가운데 총 지원액은 신한은행(35조2천572억원)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우리은행(25조5천992억원), 하나은행(21조9천519억원), 농협은행(12조6천980억원), 국민은행(12조3천879억원) 순이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신한은행의 지원액이 국민은행보다 3배쯤 되는 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금융 지원 전담창구를 운영하고 있고, 적극적인 금융 지원을 당부하는 내부 문서를 수시 발송해왔다"며 "지원 실적을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는 등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기업에 실질적인 금융 혜택을 드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형배 의원은 "코로나19 금융 지원은 제도적 뒷받침 없이 금융사와 정부의 합의만으로 이뤄졌다"며 은행별로 실적 편차가 큰 이유를 분석했다.

그러면서 "외국과 달리 금융권의 선의에만 의존해 지원하는 것은 문제"라며 "채무자의 불가피한 사정을 고려해 사적 채무조정을 제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금융 지원 실적(2020년 2월 7일∼12월 31일)

※ 기타 금융지원(수출입금융, 금리우대 등) 실적 제외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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