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오르는 가계대출 금리, 문턱 더 높아진다

이윤화 2021. 2.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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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0.5%로 내린 이후 9개월째 동결하고 있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금융당국 규제 여파에 은행의 대출태도까지 보수적으로 돌아서면서 대출을 받기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계대출 상승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 저금리 기조에 부채가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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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가계대출 금리 급등
지난해 8월 이후 4개월 만에 0.24% 포인트 올라
금융권 가계대출 관리 나서며 금리 상승세 가팔라
한은, 올해 1분기 은행 대줄 더 깐깐해질 것으로 전망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기준금리를 0.5%로 내린 이후 9개월째 동결하고 있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가 오르는 가운데 금융당국 규제 여파에 은행의 대출태도까지 보수적으로 돌아서면서 대출을 받기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지난해 8월 2.55%로 역대 최저 수준에서 12월 2.79%로 4개월 만에 0.24%포인트(포인트) 급등했다. 가계대출 금리 상승폭도 8월 0.04%포인트에서 넉 달 사이 0.05%포인트, 0.08%포인트, 0.07%포인트로 가팔라지는 흐름이다.

가계대출 증가세로 전체 대출평균금리 역시 12월 기준 연 2.74%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5월 연 2.82% 이후 최고치다.

12월 기준 가계 대출 금리 상승의 주된 원인은 일반 신용대출이다. 신용대출액이 급증하면서 금융권 규제가 시작됐고 금리를 끌어올렸다. 일반 신용대출은 이 기간 2.86%에서 3.5%로 0.64%포인트 치솟았다. 특히 11월 3.01%에서 12월 3.5%로 0.49%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 2012년 9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18개 은행의 평균 금리는 3.8%대로 일부에선 4~6%대 신용대출도 나왔다.

지난해 8월 이후 가계대출 금리 증가 추이와 전월 대비 증감율 변동 추이. (자료=한국은행)
주택담보대출 역시 2.39%에서 2.59%로 0.3%포인트 올라 지난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기업 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2.68%에서 2.73%로 0.05%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 12월 기준으로도 중소기업과 대기업 대출금리는 각각 0.02%포인트, 0.03%포인트 증가해 전체 기업 대출은 0.0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에 비해 금리가 낮은 대기업 대출 비중이 11월 39.2%에서 42.9%로 확대된 영향이다.

가계대출 상승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장기간 저금리 기조에 부채가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대출 규제를 강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의 ‘2020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년 전보다 100조5000억원 늘어난 988조8000억원에 달한다. 증가폭은 2004년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컸다. 5대 시중은행 신용대출 잔액 역시 1월 말 기준 135조24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1조5918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은 작년 12월에 443억원 줄었으나 1월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대출 조이기에 나섰다. 지난해 은행권이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목표를 5~8%로 제시한 만큼,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5% 안팎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오는 3월부터는 가계부채 관리방안의 하나로 차주 단위로 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계대출 금리 상승은 연초 뿐 아니라 연중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신용대출의 경우 대부분 변동금리를 기반으로 하는데,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최근 몇 달 사이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8월 0.8에서 12월 0.9로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달 나온 금융태도 지수도 기업보다 가계 일반 대출에 더 깐깐하게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가계대출의 대출행태지수는 ‘-1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3), 중소기업(-6), 가계주택(-6)에 비해 가장 까다로워졌다. 지수가 플러스면 대출 조건이 완화된 것을, 마이너스인 경우 반대로 강화된 것을 의미한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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