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부터 두부까지 가격 인상 '봇물'..설 연휴 이후에도 계속된다

이주현 기자 2021. 2. 11.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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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비중 높은 '계란·곡물' 가격 계속 올라
식품업체들 "원재료값 상승 감당 어려운 상황"
5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설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신선식품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가격도 제조업체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롯데칠성음료는 사이다와 콜라 등 가격을 6년 만에 평균 7% 인상했고, 풀무원 두부와 콩나물의 가격은 10%, 샘표 통조림 제품은 40% 가량 인상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오뚜기밥(210g), 작은밥(130g), 큰밥(300g) 등 즉석밥 3종 가격을 평균 8% 인상한 데 이어 올해 초 7~9% 인상키로 했다. 2021.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새해 연초부터 계속된 가격 인상 행렬로 설 명절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역대급 장마와 태풍에 따른 농수산물 작황 부진과 국제 곡물가격 인상, 인건비 상승 등 요인도 다양하다.

이미 즉석밥, 두부, 음료, 통조림 등 상당수 먹거리 가격이 인상됐다. 하지만 대내외적 가격 인상 요인이 늘고 있어 설 이후에도 가격 인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식품업체들은 "서민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지만 한계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국내외 곡물 가격 상승…"비용 부담↑"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KAMIS)에 따르면 연초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계란값은 물론 과일, 육류 등 밥상물가가 치솟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특란 한 판(30개) 평균 가격은 7481원으로 한 달 전 6116원에 비해 22.3%, 1년 전 5209원보다 43.6% 올랐다.

닭고기 도계 소비자가격은 1㎏당 5863원으로 전년 4997원 대비 17.3% 올랐고, 돼지고기 삼겹살(국산냉장 100g)의 소비자가격은 2069원으로 1년전 1590원 보다 30.1%, 목살은 1975원으로 1534원이었던 작년 대비 28.7% 올랐다.

쌀 20kg의 가격은 6만184원으로 1년 전 5만1771원 대비 16.2% 올랐고 풋고추(100g)는 1520원으로 전주 1348원 대비 12.8%, 수미감자(1kg)는 360원으로 전주 335원 보다 7.5% 상승했다.

국제 곡물 가격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식량 위기 우려가 고조된데다 기상 악화, 중국의 사료 곡물 수입 확대 등이 더해지면서 지난해 8월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옥수수와 밀 등의 선물 가격은 2013년 이후 최고가를 매달 경신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밀의 경우 가격이 오를 경우 빵과 라면, 과자 등의 연쇄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또한 사료 원료곡의 가격이 오르면 돼지고기 등 육류 가격이 연이어 오를 가능성도 크다.

AI 확산에 따른 계란값 상승도 식탁 물가 연쇄 인상을 가져올 수 있다. 계란값 인상은 샌드위치, 김밥, 도시락 등은 물론 빵과 과자 등 계란을 재료로 사용하는 먹거리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가격 인상은 다양한 요소에 의해 복합적으로 결정되는 사안이지만, 원재료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계란과 밀의 동시 가격 인상을 버틸 수 있는 업체들이 많지 않다는 평이 우세하다.

5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설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신선식품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가격도 제조업체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롯데칠성음료는 사이다와 콜라 등 가격을 6년 만에 평균 7% 인상했고, 풀무원 두부와 콩나물의 가격은 10%, 샘표 통조림 제품은 40% 가량 인상했다. 오뚜기는 지난해 오뚜기밥(210g), 작은밥(130g), 큰밥(300g) 등 즉석밥 3종 가격을 평균 8% 인상한 데 이어 올해 초 7~9% 인상키로 했다. 2021.2.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설 연휴 이후에도 가격인상 이어질듯

식음료 업체의 가격 인상은 이어지고 있다. 국내 두부 시장 1위 풀무원은 지난달 두부와 콩나물 가격을 10~14% 인상했다.

즉석밥 점유율 1위 업체 CJ제일제당은 이달 말 '햇반' 가격을 6~7% 정도 올릴 계획이다. 2019년 2월 이후 2년 만의 가격인상이다. 오뚜기도 설 연휴 이후 '오뚜기밥' 가격을 7~9% 정도 올릴 예정이며 동원F&B는 지난달 '쎈쿡' 7종 가격을 1350원에서 1500원으로 11% 인상했다.

빵과 햄버거 등의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뚜레쥬르는 가맹점주들에게 단팥빵, 소보로빵, 크루아상 등 대표 제품 90여종의 가격을 100원씩 인상을 공지했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단팥빵과 소보로빵 등의 평균 판매 가격은 1200원, 크루아상 등은 1800원으로 올랐다.

롯데리아의 버거·디저트 등 제품 25종의 가격도 지난 1일부터 100~200원 인상했다. 대상 제품은 버거류 13종, 디저트류 7종, 드링크류 2종, 치킨류 3종으로 평균 인상률은 약 1.5%다.

샘표식품은 지난달 5일 반찬 통조림 제품 12종 가격을 평균 35% 올린데 이어 같은달 18일 꽁치와 고등어 통조림 제품 4종 가격을 평균 42% 인상했다. 동원F&B 역시 지난달 중순 꽁치·고등어 통조림 가격을 각각 13%, 16% 올렸다.

음료업계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코카콜라는 편의점 제품을 100∼200원 올렸다. 동아오츠카는 대표 제품 포카리스웨트와 오로나민C 가격을 100∼200원 인상했다.

앞으로 가격 인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등 업체가 단행하면 후발 기업들이 줄줄이 동참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비판을 덜 받는다는 심리가 작용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곡물가격, 계란값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 물류비 등도 함께 올라 설 이후 가격 인상 행렬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업체들도 원재료값 상승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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