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위원장 '女비하 발언' 일파만파.. 거취 정치 쟁점화

김청중 2021. 2. 1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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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성 의원들이 모리 요시로(森喜朗·사진) 도쿄올림픽·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장의 여성 멸시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흰색 옷을 입고 국회에 출석하는 등 모리 위원장의 거취가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10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입헌민주당, 공산당 등 야당 소속 여성 의원들은 9일 모리 위원장의 성차별 발언에 항의하는 뜻으로 중의원(하원) 본회의장에 흰색 정장을 입고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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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여성 의원들 흰옷 입고 성차별 항의
미국 여성 참정권의 상징 백색 퍼포먼스
제1 야당 부대표 "여성 멸시 정권" 비판
모리 사퇴 거부에 국내외 퇴진요구 계속
스가 "진퇴는 조직위서 결정".. 정권 궁지
IOC "모리발언 부적절.. IOC정신 위배"
일본 여성 의원들이 모리 요시로(森喜朗·사진) 도쿄올림픽·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장의 여성 멸시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흰색 옷을 입고 국회에 출석하는 등 모리 위원장의 거취가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

10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입헌민주당, 공산당 등 야당 소속 여성 의원들은 9일 모리 위원장의 성차별 발언에 항의하는 뜻으로 중의원(하원) 본회의장에 흰색 정장을 입고 출석했다. 20세기 초 미국에서 일어났던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이 흰옷이었던 것에 착안한 백색 퍼포먼스다. 일부 남성 의원은 가슴 부위에 흰 장미를 달고 항의에 동참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쓰지모토 기요미 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부와 여당 내에서 모리 위원장이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없다”며 “이 정권은 본질적으로 여성 멸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남녀평등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는 메시지를 정부와 여당에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중의원 의원인 오카와라 마사코(大河原雅子) 입헌민주당 젠더평등추진위원장은 이번 항의를 화이트 액션(White Action)이라고 부르면서 “의회에서 품격을 갖고 단호하게 항의하겠다”고 말했다.

모리 위원장은 지난 3일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평의회에서 “여성이 포함된 이사회 회의에서는 시간이 걸린다”는 등 여성 혐오성 발언으로 국제적 파문을 일으켰다. 모리 위원장은 다음날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깊이 반성한다”고 사죄했으나 사퇴는 거부해 퇴진 요구가 국내외에서 계속되고 있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통해 일본의 국제적 이미지를 높이려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은 궁지에 몰리고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 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모리 위원장에 대한 야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 조직위가 독립조직임을 이유로 들며 “내가 진퇴를 거론해서는 안 된다. 조직위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리는 조직위 고문회의 의장이고, 고문회의는 조직위에 조언을 할 수 있도록 정관에 규정하고 있어 책임 회피성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카노 고이치(中野晃一) 조치대 교수(정치학)는 도쿄신문에 “지난해 올림픽을 연기할 때도 (당시) 총리가 판단했다”며 “조직위가 정부에서 독립한 조직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일본 야당 소속 여성 의원들이 9일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장의 여성 멸시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흰색 정장을 입고 중의원(하원) 본회의장에 입장하고 있다. 도쿄=교도연합뉴스
조직위는 12일쯤 이사회·평의회 임시 합동회의를 열고 국내외 비판에 대한 대응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모리 위원장의 거취 문제가 거론될지 주목된다. 도쿄도의회 입헌민주당 의원들은 10일 모리 위원장 사퇴 결의안을 도의회 운영위원회에 제출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현지시간) 이와 관련해 “모리 위원장 발언은 부적절하고 IOC가 취하고 있는 개혁이나 결의와 모순된다”는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또 휴먼라이츠나우, 휴먼라이츠워치 등 국제 인권단체 항의도 계속되고 있다. 야마시타 야스히로(山下泰裕) JOC 위원장도 9일 기자회견에서 “어떤 차별도 인정하지 않는 올림픽의 근본정신에 반한다”며 “극히 부적절했다고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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