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전시→납품→1400만원, 문준용 '아빠찬스' 의혹..실체있나

최경민 기자 2021. 2. 11.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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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뉴스1) 정진욱 기자 = '2020 파라다이스 아트랩 페스티벌' 개막을 하루 앞둔 22일 오후 인천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문준용 작가는 작품 Augmented shadow(증강 그림자)를 선보였다. 11월 1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9개 팀의 작품이 전시된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파라다이스 아트랩은 ‘커넥트(CONNECT)’를 주제로 비대면 시대의 연결에 관한 메시지를 담았다. 2020.10.22/뉴스1
잊을만하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이자 미디어아티스트인 문준용씨 관련 이슈다. 대통령 아들의 운명인 것일까, 아니면 트러블 메이커인 것일까.
대선 때부터 '취업특혜' 시비
준용씨 이슈는 2017년 대선 때부터 나왔다. 당시 야권은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취업 관련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준용씨가 이력서에 걸맞지 않는 귀걸이를 한 사진을 첨부했음에도 합격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슈는 수그러지는 듯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감사원 및 노동부 감사에서조차 문제가 되지 않았고, 야당이 제기한 '응시원서 필적 조작' 의혹도 허위로 밝혀졌다. 또 결정적으로 국민의당이 제시한 의혹이 '제보조작'에 기반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준용씨는 비교적 조용히 '대통령의 아들'로 살아갈 수 있었다.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준용씨의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평창올림픽 미디어아트 전시회 28인의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선정돼서다. 준용씨는 '소리를 향한 비행'이라는 작품으로 전시에 참여했다. 준용씨는 특혜 의혹을 제기하던 야권을 향해 "특혜가 아니"라며 "무분별한 특혜 의혹 제기는 제가 힘들게 쌓아온 실적을 폄훼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문준용 "아버지 찬스 없다"
야권의 준용씨에 대한 특혜 의혹 제기는 지속됐다. 2019년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전국 초중고 소프트웨어 교재 납품과 관련해 특혜가 있는지 들여다볼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설'이 퍼졌다. 준용씨는 "허위사실 유포로 SNS 계정 몇 개를 고소할 예정"이라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야당에는 "아버지 찬스는 없다. 허위사실을 퍼뜨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조국 사태' 당시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를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준용씨는 2019년 8월 페이스북에 조민씨를 향해 "원한다면 목소리를 내도 된다"라며 "지금은 부모님의 싸움이지만 앞으론 자신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고 글을 썼다.

또 "분명히 그(조민)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을 텐데, 사람들은 그의 노력을 말하지 않고 그의 부모만 말하고 있다"며 "그는 그동안의 자기 인생이 부정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곽상도와 악연
곽상도 의원과의 설전도 화제가 됐다. 준용씨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곽 의원이 제가 출강 중인 대학 이사장을 국정감사에 불러냈다고 한다. 제 강의평가를 달라고 했다는데 한마디로 시간강사 시킨 게 특혜 아니냐는 소리"라며 "그런데 그거 하나 물어보고 이제 됐으니 들어가라고 한 모양"이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이에 곽 의원은 "자신을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건국대 이사장은 민주당 의원의 필요 때문에 증인으로 국감장에 불려 나왔고, 그에 따라 국감장에 대기한 것"이라며 "이왕에 증인으로 출석했기에 '문준용씨 자료'도 제출해 주도록 요청한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준용씨는 "제가 잘못 안 부분이 있다. 미안하다"며 "앞으로도 페어플레이하자"고 사과했다.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금호미술관에서 열린 기획전 빈페이지(Blank Page) 전시에서 관람객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작가의 인터랙티브 아트를 체험하고 있다. 8월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문 작가를 비롯해 7팀의 아티스트가 섬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구현되는 감성적인 인터랙티브 아트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2017.5.24/뉴스1
'4줄 쓰고 1400만원' 논란
지난해 12월에는 준용씨가 '코로나19 피해 긴급 예술 지원'을 신청해 서울시로부터 1400만원을 지원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또 불거진 특혜 논란에 준용씨는 "착각을 하는 것 같은데 코로나 지원금 1400만원이란, 작가에게 수익으로 주는 돈이 아니라 작가가 전시·작품 제작에 사용하는 돈 "이라며 "(서울시가) 심사를 거쳐 제대로 쓸 수 있는 저를 선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에 '태도' 논란이 불거졌다. 인터넷 논객 '삼호어묵'은 "착각하고 있는 것은 준용씨다. 당신의 이름 석자만 가지고도 대통령 아들이라는 걸 업계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라며 "과연 심사하는 사람들이 마음 편히 대통령 아들을 떨어뜨릴 수 있었을까.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올해 들어 해당 논란이 재점화됐다. 곽상도 의원실에 따르면 준용씨는 서울문화재단 제출 서류 중 피해사실 확인서에 단 네 줄을 썼다. 지원 대상에서 탈락한 일부 지원자의 경우 피해사실 확인서에 전년 대비 매출·감소액 그래프를 넣고, 여러 장에 걸쳐 상세하게 피해 사실을 기술해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준용씨보다 상세하게 피해사실을 기재한 지원자도 탈락했는데, '대통령 아들'로 특혜를 입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울문화재단은 “지원신청 예술인이 제출한 피해사실 확인서는 본 심사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참고자료”라며 ‘피해사실’이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심의기준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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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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