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스타 '학폭 논란'에 女배구계는 얼어붙었다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2021. 2. 11.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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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열기로 뜨거워야 할 겨울 끝자락이 시리기만 하다.

겨울철 뜨거워야 할 배구 열기를 단숨에 식게 만드는 '핵폭탄급' 소식이다.

겨울 스포츠의 '꽃'은 배구다.

실력과 확실한 팬서비스를 자랑하는 '쌍둥이 배구스타' 이재영-이다영이 배구 '붐'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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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배구 열기로 뜨거워야 할 겨울 끝자락이 시리기만 하다. 논란이 줄지어 터지고 있는 까닭에서다.

여자배구 흥국생명이 그렇다. 팀 내 불화설에 이어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학폭) 논란까지 터지면서 구단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여자배구 붐을 일으킨 두 선수라 충격이 더 크다. 올 시즌을 앞두고 현대건설에서 흥국생명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다영은 이재영과 한솥밥을 먹게 되면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됐다. 여기에 ‘세계적인 배구 스타’ 김연경까지 가세하며 흥국생명의 앞길은 창창해 보였다.

그러나 예상은 한참 빗나갔다. 시즌 반환점을 돌면서 흥국생명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더니 결국 코트 안팎에서 일이 터지고 말았다.

흥국생명이 삐거덕대기 시작한 건 지난해 12월 13일, 선수 간 불화설이 제기되면서부터다. 이날 이재영-이다영은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 동반 결장했다. 이후 이다영이 SNS에 팀 내 선배를 겨냥한 듯한 저격글을 올리면서 팀 내 불화설을 증폭시켰다. 저격글의 상대가 “김연경 아니냐”는 의혹이 순식간에 일었다.

김연경은 최근 인터뷰에서 “내부 갈등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오해가 쌓여 생긴 해프닝일 뿐”이라며 직접 입을 열었다. 어찌 됐든 팀 내 분위기가 어수선했던 건 사실. 이는 곧바로 성적 하락을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 루시아의 부상 악재까지 겹치며 3라운드에서 2승3패로 선두답지 못한 성적을 거뒀다. 4라운드에서 전승을 기록하며 반등하는가 했지만, 5라운드에 접어든 후 바로 2연패 수모를 당했다.

시즌 시작 전 ‘흥벤져스’로 불리며 승승장구 행보를 예고했던 흥국생명의 기세는 선수 간 불화설로 한 풀 꺾인 것이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여기에 이재영-이다영의 ‘학교 폭력’ 논란까지 터졌다. 겨울철 뜨거워야 할 배구 열기를 단숨에 식게 만드는 ‘핵폭탄급’ 소식이다.

지난 10일 한 커뮤니티에는 현직 유명 여자 배구선수에게 10년 전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가 증거 자료로 공개한 사진 속 학교 이름으로 이재영-이다영이 가해자로 지목됐다.

학폭 피해자이자 저격글 작성자는 “(가해자가 부탁을 거절하자)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 부모님 욕도 들어야 했다. 배 꼬집고 입도 때리고 집합시켜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기도 했다. 돈도 빼앗겼다”고 했다. 이밖에도 피해자가 당한 학폭은 더 있었다.

이재영-이다영은 곧바로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재영은 “철없었던 지난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라면서 “앞으로 제가 했던 잘못된 행동과 말들을 절대 잊지 않고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고개 숙였다.

이다영 역시 “학생 시절 같이 땀 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언행을 했다는 점 깊이 사죄드린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하고 자필로 (사과문을) 전한다”라면서 “지금까지 피해자분들이 가진 트라우마에 대해 깊은 죄책감을 가지고 자숙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사과했다.

겨울 스포츠의 ‘꽃’은 배구다. 특히나 여자 배구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실력과 확실한 팬서비스를 자랑하는 ‘쌍둥이 배구스타’ 이재영-이다영이 배구 '붐'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냈다. 그런 두 선수가 한 팀에서 호흡을 맞추게 되면서 여자 배구 인기는 뜨거움에 뜨거움을 더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각종 논란으로 차가운 바람만 불고 있는 씁쓸한 상황이다.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jinju217@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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