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낸 적이 한번도 없는데..8개월새 주가 30배 뛴 이유
최근 11년간 연간 이익을 낸 적이 단 한번도 없는 데다가 지난해엔 파산 직전 위기까지 내몰렸다. 그러나 주가는 지난 8개월간 3000% 상승했다. 미국의 전기차(EV) 충전 플랫폼 회사인 블링크 차징(Blink Charging)얘기다.
블링크차징에 대한 평가는 두 가지로 나뉜다. 전기차 시장 확대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블링크차징을 '녹색' 미래에 대한 투자로 여긴다. 반면 기업의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이들도 있다. 지난해 거침없이 오른 미국 대표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후광을 받은 '스토리 주식'(story stock)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링크차징은 경쟁사보다 수익이 적었다. 이 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550만달러로 추정됐는데, 경쟁사인 차지 포인트(ChargepPoint)의 경우 1억4450만달러였다. 블링크차징보다 충전 네트워크 규모가 작은 EV고(go) 역시 지난해 1400만달러로 앞선 해에 비해 두 배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블링크차징 주가는 지난 8개월 동안 3000% 상승했다. 8일(현지시간) 기준 시가총액은 21억7000만달러(약 2조4143억원)로 평가된다. 같은 날 종가는 전장 대비 2.3% 떨어진 52.10달러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세 회사의 실적이 매우 다르지만 모두 21억~24억달러의 기업가치를 보인다"고 전했다.
자연히 블링크차징의 가격엔 고평가 지적이 따라온다. 어떤 주식의 과대평가 여부를 측정하는 지표인 PSR(주가매출비율)을 보면 블링크차징은 무려 481배다. 테슬라의 PSR이 26배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다.
블링크차징에 비관론을 펼치는 비평가들은 주가 급등 현상이 1990년대 닷컴버블과 유사한 모습이라고 본다. 에릭 고든 미시간 대학의 로스 경영대학원 조교수는 "전기는 진짜겠지만, 기업들의 주가는 그렇지 않다"고 비꼬았다.
그는 이어 "닷컴 붐때 많은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고평가된 회사들에 형편없는 투자를 했다"며 "'전기 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울상을 짓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명 공매도 기관인 시트론 리서치는 블링크차징에 공매도했다. 설립자 앤드류 레프트는 "블링크차징에 대한 기대는 모두 틀렸다"며 "단지 개인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귀여운' 이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미국 증시 호황 역시 아직까지는 블링크차징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블링크 차징은 지난달 주식 공모를 통해 2억3210만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투자은행 로스 캐피털 파트너스는 지난 5일 종가보다 29% 높은 67달러의 가격 목표를 제시하며 블링크 차징 주식을 매수하라고 투자자들에 권고했다.
파카스 CEO는 "향후 몇년 동안 약 25만대의 충전기를 추가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약 6944개의 충전소를 갖추고 있다.
한편 블링크차징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시와 공공 전기차 인프라 계약을 체결했다고 9일 밝히면서 이날 주가는 전장 대비 13.97%오른 59.38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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