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여파·물가 폭등' 광주 양동시장 설 대목 실종

김혜인 2021. 2. 1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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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

노점상 한모(83·여)씨는 "감 한 줄에 6000원, 배 3개가 1만2000원이다. 지난해 수해로 낙과 피해가 컸고 값이 크게 뛰자 사려는 손님이 없다. 1년 중 설 연휴 전날이 대목인데 허탕만 쳤다"며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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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속 명절 간소화 분위기에 직격탄
수해·한파로 청과류 물가 '천정부지'..경기 '꽁꽁'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설을 하루 앞둔 10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2021.02.10.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채소값이 치솟으니 발길이 끊겨 부렀잖소"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 호남 최대 규모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지만 명절 대목을 체감하기 어려웠다.

제수 음식 장만에 나선 시민들은 장바구니를 들거나 손수레를 끌며 장을 봤지만, 곳곳에서 가격을 놓고 입씨름이 벌어졌다.

과일 가게 상인들이 "쪼까만 사시오", "떨이로 싸게 줄랑게"라고 외치며 시민들을 돌려 세웠지만 실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었다. 시민들은 "배 값이 이렇게 많이 올랐냐"며 꺼내려던 지갑을 외투 주머니에 도로 넣었다.

지난해 여름 기록적 수해와 올 초 잇단 폭설·한파 영향으로 과일·야채류 수확량이 급감, 가격이 크게 올랐다.

노점상 한모(83·여)씨는 "감 한 줄에 6000원, 배 3개가 1만2000원이다. 지난해 수해로 낙과 피해가 컸고 값이 크게 뛰자 사려는 손님이 없다. 1년 중 설 연휴 전날이 대목인데 허탕만 쳤다"며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인근의 야채 도·소매상을 찾는 시민도 3~4명에 그쳤다.

한 시민은 대파 한 단이 1만2000원에 판매한다는 소식을 듣고선 "오매. 탕에 다른 거 넣어 먹을란다"며 발길을 되돌렸다.

채소 가게에서 일하는 염모(68·여)씨는 "올해 1월 한파로 채소가 시들었다. 대파·쪽파·양파 등 단어 끝에 '파'가 들어가는 채소는 대부분 가격이 3배 올랐다고 보면 된다. 날씨 탓에 매출도 얼어붙었다"고 한탄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설을 하루 앞둔 10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시장에서 상인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2021.02.10. hyein0342@newsis.com

밤·대추·곶감·전 등 대표적인 제수 음식도 판매가 더뎠다.

차례상에 반드시 오르는 밤·곶감이었지만, 시민들의 손길은 쉽사리 가지 않았다.

명절 음식을 간소화하는 추세에 맞춰 그나마 명절 대목을 누린 전을 부치는 가게도 '경기 한파'를 실감했다. 산적꼬치·육전 등이 진열대에 수북히 쌓여 있었다.

상인 이모(46)씨는 "코로나19로 제사도 온라인으로 지내는 시대다. 상차림도 크게 줄었고, 고향을 찾는 자녀들이 적으니 매출이 지난해 설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고 토로했다.

반면 반찬 가게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아 다른 상점가에 비해 대조를 이뤘다.

반찬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52)씨는 "식자재 값이 비싸고 예년처럼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 분위기가 아니다보니 오히려 소량 단위로 구입할 수 있는 반찬류를 찾는 손님이 많다"며 "지난 설에 비하면 매출이 줄긴 했지만 파리 날리는 수준은 아니여서 다행이다"고 했다.

장보기에 나선 시민 김모(48·여)씨는 "코로나19가 많은 것을 바꿨다. 감염 위험에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이 줄었고, 살림도 빠듯해졌다"며 "장바구니를 어찌 채워야할 지 막막하다. 서민들에겐 큰 부담이다"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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