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시작과 함께 재확산 불안 고조..이동량·변이 등 모든 지표 악화

정성원 2021. 2.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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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량 증가·변이 바이러스 위협.."확산 가능성 높아"
종교시설·노숙인시설 집단감염..방역 사각지대 여전
무증상 확진 41%..수도권 감염재생산지수 1.04 증가
"연휴 이동 증가로 전파 위험..변이 전파 시 더 위험"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날이자 0시 기준 444명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0일 서울역광장에 설치된 중구 임시선별검사소가 운영되고 있다. 2021.02.1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잠시 주춤하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이 커졌다. 연휴를 맞아 이동량이 대폭 증가하는 상황에서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높은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될 경우 유행 규모가 커질 수 있다.

최근 방역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집단감염 위험도와 무증상 확진자 비율이 상승하고, 코로나19 확산세를 가늠할 수 있는 감염재생산지수가 1.0에 근접하는 등 거의 모든 방역 지표가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전문가들도 이번 설 연휴가 코로나19 방역에 유리한 환경이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전 국민이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방역당국엔 철저한 방역 사각지대 점검을 주문했다.

11일부터 시작된 이번 설 연휴는 진정세에 접어든 3차 유행이 다시 폭발적인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는 시기다.

유행 위험도 증가 요소로 ▲연휴 이동량 증가 ▲변이 바이러스 ▲방역 사각지대 집단감염 ▲무증상 확진자 비율 증가 ▲1에 근접한 감염재생산지수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 6~7일 수도권 주말 이동량은 2911만8000건으로 전주(1월30~31일) 대비 10만건(0.3%) 늘었다. 3주 연속 증가하던 수도권 주말 이동량은 전주에 줄었지만, 한주 만인 6~7일 다시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 이동량은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이 실시된 1월 초(2236만7000건)보다 30%나 늘었다. 비수도권은 13만1000건(0.4%)이 증가한 2837만6000건을 기록했다. 지난달 16~17일 당시 그 전주 대비 20% 이상 증가한 후 4주 연속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설 연휴 여행 자제를 권고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오는 10~14일까지 닷새간 관광객 14만3000명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객실의 3분의 2만 운영해야 하는 수도권과 강원도 스키장에선 운영 가능한 객실 대부분이 이미 예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동량 증가에 따른 지역 간 감염 사례도 발견됐다. 앞서 수도권 주민이 설을 앞두고 고향인 강원도 화천을 방문했다가 뒤늦게 확진돼 지난 9일까지 마을 주민 등 7명이 확진됐다.

이동량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가 40% 이상 빠른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될 경우 국내 유행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해질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 80명 중 14명은 해외입국 자가격리자의 가족 6명, 이들에게 감염된 친척 8명이다. 친족 이외에 지역사회에서 변이 바이러스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설 연휴에 이동하면서 전파할 경우 지역사회 유행은 일파만파 확산할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변이 바이러스가 설 연휴 전파 고려 요소 중 가장 위험한 요소"라며 "설 연휴 이동량 증가 여파로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된 후 잠복기를 거쳐 드러날 때쯤 감염재생산지수가 1 이상이면 방역 상황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지난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경기 부천시 괴안동의 ‘영생교 하나님의 성회 승리제단’ 건물. 2021.2.10. dy0121@newsis.com

집단감염, 무증상 확진자, 감염재생산지수도 방역 측면에선 부정적인 상황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방역 사각지대를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부천 영생교 및 보습학원 관련 확진자는 10일 오후 4시 기준 누적 96명이다. 방역당국은 영생교 기숙사 생활을 하던 신도가 감염된 후 다른 신도가 일하는 보습학원에 전파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 중구 노숙인시설 관련 확진자는 지난 8일까지 92명으로 늘어났다.

집단발생 비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2주간 신고된 확진자 중 집단발생 비율은 29.6%로, 4주 전(1월13일) 22.8%, 2주 전(1월27일) 24.0%로 연이어 비율이 증가했다.

무증상 상태에서 발견되는 확진자 비율은 40%를 넘었다. 최근까지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는 서울 지역에서 무증상자 확진자 비율은 1월 3주 31.6%에서 1월 4주 40.5%, 2월 1주 41.9%로 늘었다.

확진자 1명당 추가 감염자를 보여주는 감염재생산지수는 4주 전 0.79에서 점차 증가해 1.0에 근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행이 집중된 수도권 지역에선 ▲1월10~16일 0.77 ▲1월17~23일 0.81 ▲1월24~30일 0.87 ▲1월31일~2월6일 1.04로 증가했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도권은 인구 밀도가 높고, 활동 인구가 모여있기 때문에 확진자가 줄지 않는 상황"이라며 "귀성 또는 여행으로 이동량이 많아지고, 다중이용시설과 공용시설 이용 시 감염되면서 연휴 이후 지역사회에 넓게 전파될 수 있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이번 연휴에는 무엇보다 사람 간 접촉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불가피하게 이동해야 한다면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하고, 언제 어디서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주기적인 환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교수는 "이미 지역사회에 감염이 퍼져 있어 이동량 축소만으로는 유행을 통제하기 힘들다"며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적용 범위가 넓은 방역에만 집중하지 말고 감염 전파 위험이 높은 종교시설 기숙사, 노숙인 센터 등 방역 사각지대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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