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와도 된다는 친정, 차례상 차리려고 시댁만 갑니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귀성객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2021.2.10/뉴스1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가족이라도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된 채 설 연휴를 맞았다.

지난해 추석과 연말연시에 이어 올해 설에도 부모님을 뵈러 고향에 갈 수 없어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며느리는 고민이 크다. 방역지침을 따르면 갈 수 없다. 하지만 부모님이 꼭 오라고 할 수 있다. 오지 않아도 좋다고 해도 마냥 알겠다고 할 수 없다.

"올지 말지 너희가 알아서 해라"는 부모님의 말은 얼마나 진심일까.

정작 고향에 갈지 말지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데, 며느리 속은 타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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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만 가고 친정엔 못 갈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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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청주시에 사는 A씨(39살)는 두 아들을 둔 엄마다. 정부의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설 연휴까지 이어져 고민이 깊어졌다.

A씨는 두 아이 걱정에 대전 시댁과 인천 친정에 갈지 연휴 직전까지 결정을 못했다.

다만 시댁만 가고, 친정에 못갈 가능성이 높아 서운하다.

배우자는 대전 시댁은 꼭 가야 한다고 엄포를 놨다. 시댁이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시어머니 혼자선 일손이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배우자를 설득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방역지침을 언급해도 강경하다. 대전엔 짧게라도 다녀와야 할 것 같다.

반면 인천은 거리가 보다 멀다. 친정 부모님도 무리해서 오지 말라고 한다.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오랫동안 찾아뵙지 못해 더 아쉽다. 나흘간 연휴 동안 대전과 인천을 오가는 강행군을 생각하니 차마 꼭 가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즐거워야 할 명절에 시름이 깊다.

(평택=뉴스1) 조태형 기자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소재 한 요양병원에서 의료진들이 환자들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2021.2.10/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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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플하게 넷이 식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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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시흥시에 사는 프리랜서 B씨(41살) 역시 고민이 많다. 오랜 기간 양가 부모님을 뵙지 못했다.

올해 설엔 꼭 인사드리고 싶지만, 5인 이상 모임 금지 지침을 따르기로 했다.

그래서 배우자와 논의해 양가 부모님과 따로 넷만 모여 한끼 식사하기로 정했다.

양가 모두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 만큼 하루씩 날을 정해 따로 두 분 부모님을 모시고 밥을 먹기로 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도 아니다. 양가 부모님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

인천시에 사는 C씨(43살) 역시 고민이다. 삼남매의 엄마로 어디를 가든 다른 누구와 만나면 5인 이상이다.

아무데도 가지 못할 것 같아 여행이라도 갈까 했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감염 위험이 커져 불안하다.

그래서 양가에 장남인 아들만 보내 선물을 주는 선에서 타협했다. 차로 양가에 가서 C씨와 배우자는 차에 있고, 아들만 올려 보내 할머니 할아버지께 인사드리고 선물을 주고 돌아오는 방법을 골랐다.

방역당국은 설 연휴 기간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0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설 연휴가 시작되는 가운데 국민들께서 방역당국과 정부에서 요청드린 대로 이동을 자제하고 고향, 친지 방문, 여행을 자제하는 데 동참해주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조치(5인 이상 모임 금지)를 취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지금까지 국민들께서 추석 때 성공적으로 협조해준 사례가 올해 설 연휴에도 계속 이어지길 진심으로 고대하고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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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justi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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