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장애 미혼모 시설서 "정상적인 엄마가 많지 않아.."

송혜진 기자 2021. 2. 11.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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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명백한 장애인 차별·비하"
金위원장 "여건이 심각하다는 뜻"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미혼한부모가족 복지시설을 방문,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신질환·지적장애를 가진 미혼모의 고충을 듣던 중 “정상적인 엄마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고 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9일 김 위원장은 미혼 임산부와 자녀를 돕는 시설인 서울 대신동 애란원을 방문해 이곳 강영실 원장과 미혼모 지원책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강 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신적으로 어려운 분들이 많이 늘고 있는데 시설에 야간 인력이 없어 너무 힘들다”며 “임산부는 약을 못 먹기 때문에 정신병원에서 입원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아이를) 태어나게 한 어머니가 더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은 거네. 시설에서 아이를 관리하다 보면”이라고 했다.

이어 강 원장은 정신질환·지적장애를 가진 미혼모는 더 취약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했고, 김 위원장은 “엄마도 관리하고 아이도 관리해야 하니 힘들 것 같다”며 “엄마도 정상적인 엄마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고”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아이는 잘 보육해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해야 하는데, 정신적으로 굉장히 취약한 상태에 있기 때문에 엄마도 잘 보육하기 힘들지 않겠나”라고 했다.

여권(與圈)은 김 위원장이 ‘정상적인 엄마’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에 문제가 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미혼모를 ‘정상적인 엄마’가 아닌 것으로 낙인찍은 것은 물론, 장애인 비하까지 하며 사회적 편견을 조장했다”고 했고,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명백한 장애인 차별·비하 발언으로 시대와 동떨어진 제1 야당 대표의 인권 의식 수준을 보여줬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본지 통화에서 “지적장애가 있는 미혼모가 취약한 시설에 있는 것 자체가 정상적 상황이 아니라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으로 한 말인데 오해가 있었다”며 “이 땅의 어머니를 어떻게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으로 나누겠느냐. 그분들이 처한 상황과 여건에 대해 말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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