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확진자 50여명.. 어린이집이 위험해요

허유진 기자 2021. 2. 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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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마스크 씌우기 힘든데다 급식 가림막 없어 사실상 무방비
서울·대구·광주서 잇단 집단감염

최근 서울·경기·대구·광주 등 각 지역 어린이집에서 잇달아 코로나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기준 대구 달서구의 한 어린이집에선 교사·원아 등 24명이 무더기로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지난 5일에도 서울 용산구 한 어린이집에서 확진자 5명이 나왔다. 최근 한 달 새 어린이집 관련 확진자만 50여 명에 달한다. 어린이집 관계자들은 “유아들이라서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와 같은 기본적인 원칙마저 지켜지기 어려운 환경 때문”이라고 말한다.

작년 12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코로나 유행 대비 대응 지침’에 따르면, 어린이집에서 아동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다. 24개월 미만은 마스크 착용이 오히려 건강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24개월 이상 유아도 노래·율동 같은 집단 활동이나 차량 이동 시에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충북 청주의 한 어린이집 교사인 강모(24)씨는 “10명 중 원아 9명이 등원하고 있다”며 “아직 기저귀를 차고 다니는 아이들에게 마스크를 쓰게 하기도 어렵고, 마스크를 낀 아이들도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저절로 내려가거나 답답해하며 마스크를 내리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고 했다.

코로나 감염이 확산하기 쉬운 급식 시간도 가림막 설치 등에 대한 권고 없이, 손 잘 씻고 일렬(一列) 식사를 권장하는 정도다. 정부는 보육 시간에도 ‘개별 놀이’ ‘테이블 간 1m 거리 두기’를 준수하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현장에선 현실적으로 지키기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경기 성남시의 한 어린이집 교사 A(29)씨는 “정원 300명의 절반 이상인 190명이 등원하고 있어 놀이 시간의 모습은 사실상 코로나 이전과 같다”며 “어린이집 공간은 비좁은데 아이들을 돌봐줄 선생님 수도 제한돼 있다 보니 놀이 시간에 아이들을 떨어뜨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서울 동작구 어린이집 교사 박모(24)씨도 “아이들이 책상에서 밥을 먹는데 책상 개수에 한계가 있어 식사 시 거리 두기를 지키기 어렵다”며 “평소에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해도 낮잠 시간에는 마스크를 벗은 채 제한된 공간에서 거리 두지 않고 자다 보니 방역 정책이 사실상 무의미하다”고 했다.

학부모 중에는 “아이가 자칫 감염될까 무섭지만 애를 맡길 데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어린이집에 보낸다”는 사람이 많다. 코로나 여파로 전국 어린이집 10곳 중 9곳가량은 휴원 상태다. 하지만 보육이 필요한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돌봐주도록 한 ‘긴급보육’ 제도를 통해 정원의 44.5%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여전히 등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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