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권교환도 거리두기? 은행 영업점, 설 연휴 전 '텅텅'
코로나19 확산 방지 위한 거리두기 수칙 대부분 잘 지켜져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00~40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는 가운데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가 시작됐다.
코로나19 방역조치 일환으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조치'가 설 연휴에도 적용되며 친인척과의 직접적 교류 가능성이 작아짐에 따라 예년에 비해 신권교환 수요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 동안 여의도·강남·중구 등에 위치한 시중은행 영업점 7곳을 방문했다.
대부분의 영업점의 경우 평소와 같이 업무가 진행됐으며, 비교적 고객 방문 빈도가 높은 영업점의 경우 신권교환을 위한 창구를 따로 열어뒀다.
우선 대부분의 영업점의 경우 비교적 한산했다. 신권교환을 포함해 은행 업무를 보러 온 대기 고객이 평균 7~8명 정도로, 10명이 채 되지 않았다.
영업점을 찾은 이 모씨(30대.여)는 "부모님 용돈을 위해 신권을 교환하러 왔다"며 "고향 방문 자제를 요청한 것은 알지만, 고향에 못 내려간 지 오래됐다. 최대 명절인 만큼 부모님만 잠깐 뵙고 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영업점을 찾은 또 다른 고객(70대.남)은 "손주들 세뱃돈 주려고 은행에 왔다"고 답했다.
A은행 관계자는 "보통 설 명절 전에는 신권교환을 위해 은행에 방문하는 고객이 많다"며 "그러나 이번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고향에 방문하는 분들이 줄어들다 보니 신권교환 수요가 예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도 "보통 설 명전 전에는 대기 순번이 700번대로 넘어가는데, 어제(9일)의 경우 300번대 초반이었다"며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은행을 찾는 고객 수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객이 많이 찾는 영업점의 경우 신권교환을 위한 창구를 따로 마련했다. 해당 영업점은 창구 한쪽을 신권교환 창구로 열어두고 그곳에서만 신권교환 업무를 진행했다. 고객들의 혼잡을 줄이고, 일반 업무를 보기 위해 찾은 고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해당 영업점의 경우 비교적 고객 방문이 적은 시간인 오전 9시 30분에도 신권교환 창구는 10여 명의 대기 고객이 줄을 서 있었다. 취재진이 해당 영업점에 머무른 시간은 약 10분 정도 였는데, 10분 동안 신권교환을 위해 방문한 고객은 20~30명가량이었다. 다만, 신권교환의 경우 단순 업무로, 업무 처리가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대기자 순환도 빠르게 이뤄졌다.
C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고객이 많이 안 올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이 신권교환을 위해 방문하고 계신다"며 "고객 몰림 방지를 위해 신권 교환 고객은 따로 창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거리두기 수칙의 경우 대부분 잘 지켜졌다.
'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대책'에 맞춰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은행 영업점 내 고객은 10명 이내로 제한되고 있다. 인원제한으로 영업점에 들어오지 못하는 고객은 영업점 출입구 등 고객 대기선에 있어야 한다.
은행 영업점 안에는 실내 대기고객을 10명 이내로 제한한다는 문구를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취재진이 찾은 대부분의 은행 영업점의 대기 인원은 10명 안쪽이었다. 대기석 거리두기도 잘 지켜졌으며, 영업점 혼잡도도 낮은 수준이었다.
일부 은행 영업점의 경우 신권교환 창구를 따로 마련하면서 영업점 내 고객 인원이 10명을 넘기기도 했지만, 신권교환 외 고객 대기수는 10명이 되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체온측정, 대기석 거리두기, 고객대기선 표시 등 영업점 거리두기 수칙을 잘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설 연휴 전 공급된 화폐는 8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감소했다. 고향 방문 자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으로 인해 순발행액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2021년 설 연휴 전 화폐공급 실적'에 따르면 설 연휴 전 10영업일 간인 지난 1월 28일부터 2월10일까지 한은이 금융기관에 공급한 화폐(순발행액)는 모두 4조7457억 원으로 집계됐다.
발행 규모는 2013년 4조3450억 원 이후 8년 만에 가장 최소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설과 마찬가지로 연휴 기간은 4일로 같았으나 화폐 순발행 규모는 8814억 원(15.7%) 급감한 것이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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