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제주에 14만 명 가도.." 항공업계, 눈물의 '폭탄세일'

한예주 2021. 2. 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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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기간 국내 항공사들의 항공편이 대거 국내선으로 쏠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항공업계에서는 과도한 할인 경쟁 등으로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항공편 늘리고 운임 최대 95% 할인…"설 특수 사실상 없다"

[더팩트|한예주 기자] 설 연휴 기간 국내 공항에 8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항공업계의 표정은 밝지 않다.

항공사마다 임시 항공편 투입과 더불어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여객 수요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업체 간 과열 경쟁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조치 등 대내외 불확실성 탓에 사실상 '설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1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설 연휴 하루 전날인 10일부터 연휴 마지막 날인 14일까지 5일간 귀성객과 관광객 14만3000명이 제주를 방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1월 23~27일) 기간 제주를 방문했던 총 21만1848명보다 32.5% 감소한 수치다.

예상 관광객은 설 연휴 전날인 10일 3만6000명, 11일 3만5000명, 12일 2만6000명, 13일 2만명, 14일 2만6000명 등으로 점쳐진다.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14개 공항은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총 84만여 명의 고객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기간 14개 공항의 항공기 운항 편수는 6531편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이용객이 많은 김포공항에는 연휴 동안 출발·도착 기준 2139편의 항공기와 28만 명의 이용객이 다녀갈 것으로 전망됐다.

국제선 항공기가 대부분인 인천국제공항에는 5일간 3만2147명의 승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하지 않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승객이 96%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날짜별 예상 이용객은 연휴 직전일인 10일이 7481명으로 가장 많고, 설 당일인 12일이 7160명으로 뒤를 이었다.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설 연휴 기간 항공기 평균 탑승률을 69%로 예상했다. 지난해에는 탑승률이 90%를 넘었다. 지난달 29일 기준 예약률은 33%로 집계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설 연휴가 국제선 특수였는데, 이번에는 국내선밖에 운항할 수 없다"며 "설 연휴 항공권 예매율이 기대치를 크게 밑돌지만, 당일 예매도 있고 해서 실제 탑승객은 현재보다는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항공사들은 출혈을 감수해서라도 가격을 내리고 있지만, 항공사 대부분 설 특수를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더팩트 DB

현재 국내 항공사들은 국내선 임시 항공편을 추가 투입하고 최대 95%까지 운임을 할인해주는 특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여객 수요가 끊긴 상황에서, 국내선 중심으로 여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항공사들은 이달 설 연휴에만 약 200편 이상의 국내선을 늘렸다.

아시아나항공은 10일부터 14일까지 △김포~제주 3편 △김포~여수 2편 △김포~광주 1편 등 총 10편을 임시 증편했다.

진에어는 △김포~부산 17편 △김포~광주 8편 △김포~대구 8편 △김포~포항 8편 △김포~제주 6편 △부산~제주 2편 등 국내선 7개 노선에 대해 왕복 기준 총 50편을 임시 증편했다.

티웨이항공은 △김포~제주 10편 △대구~제주 4편 △청주~제주 13편 △부산~제주 10편 △김포~부산 26편 등 63편을 증편했다.

제주항공은 △김포~제주 19편 △김포~부산 8편 등 총 27편, 에어부산은 △김포~부산 18편 △김포~울산 6편 △김포~제주 12편 등 총 48편을 임시 증편할 예정이다. 에어서울은 △김포~제주 14편 △김포~부산 6편 등 총 20편을 추가 투입했다.

항공사들은 설 연휴 항공편 할인 이벤트도 진행했다. 진에어는 역귀성 고객을 대상으로 항공 운임을 최대 20% 할인해주고 있다. 에어부산도 이달 말까지 역귀성 항공편을 예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95% 할인된 운임을 제공하는데, 편도 운임 기준 9900원부터다. 해외여행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자 출혈을 감수해서라도 가격을 내린 것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운행하지 않는 비행기가 국내선에 모두 투입되다 보니 공급이 늘었고, 이에 반해 수요는 줄거나 그대로이다 보니 자연스레 가격이 내려갔다"며 "싼 가격으로라도 비행기를 운항하는 게 기업 입장에서 그나마 이득이다 보니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방역당국이 설 연휴를 특별방역기간으로 지정한 만큼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분위기다.

실제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휴가철과 추석 연휴가 껴있던 작년 3분기 국내 공항 이용객 수는 전년 대비 약 75% 감소했다. 국제선 의존도가 높은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이용객 수가 약 96%까지 쪼그라 들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설 연휴 특수가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며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명절에 5인 인상 모임이 금지되는 게 처음이라 항공사 대부분 설 특수를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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