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할아버지께.." 설에 못 가는 그리움, 편지와 사진에 담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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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빈(14)군이 경기도 이천시의 외조부모님께 보내는 편지에 사랑과 안타까움이 담뿍 묻어난다.
홍군의 어머니 박은주(52)씨가 지난 6일 오후 강원 강릉시 교동 자택에서 과거 양가 부모님과의 추억이 가득한 사진들을 살펴보며, "부모님 연세가 더할수록 한해 한해 명절이 더욱 소중하지만, 코로나19로 가족 모두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기에 이번 명절에도 찾아뵙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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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얼음땡 놀이를 하는 것 같아요. 코로나19가 멀리 이사가면 예전처럼 우리 자주 만나고, 맛난 것도 같이 먹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기로 해요. 늘 건강하시기를 바라는 손자의 마음을 전하며… 사랑합니다!”
홍승빈(14)군이 경기도 이천시의 외조부모님께 보내는 편지에 사랑과 안타까움이 담뿍 묻어난다. 홍군의 어머니 박은주(52)씨가 지난 6일 오후 강원 강릉시 교동 자택에서 과거 양가 부모님과의 추억이 가득한 사진들을 살펴보며, “부모님 연세가 더할수록 한해 한해 명절이 더욱 소중하지만, 코로나19로 가족 모두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기에 이번 명절에도 찾아뵙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군의 친가는 강릉, 외가는 경기도 이천시에 있다. 어렵다는 사돈지간임에도 양가 부모님들은 강릉 단오제나 휴가철 등 다양한 이유로 계기를 만들어 함께 어울리며 돈독한 정을 나눠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지난 1년간 왕래가 끊어졌다. 아쉬움이 컸지만 모두의 안녕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승빈이네 가족은 찾아가지 못하는 대신 조부모님의 적적한 마음을 달래드릴 방법을 궁리했다. 고령의 어르신들께는 영상통화도 여의치 않았다. 사라지는 디지털 영상보다 늘 곁에 두고 볼 수 있는 사진이 더 적당하겠다 싶었다. 마침 강릉시청소년수련관에서 청소년들이 조부모에 대한 사랑을 비대면으로 전할 수 있도록 사진책을 만들어주는 설날맞이 가족사랑 프로젝트 ‘사진 속 추억을 담아서'를 운영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마스크를 쓴 채 자전거를 타거나 집에서 온라인 학습을 하는 승빈이의 지난 1년 성장 모습과 과거 조부모님과 함께 떠났던 제주 여행 중 가족 사진 등 소중한 추억을 더듬어 스무 장의 사진을 추렸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진책은 올해 설 승빈이 대신 이천 외가로 보내져 조부모님의 마음을 위로하게 된다.
다시 가족이 함께 모일 날, 가장 하고픈 일을 묻자 승빈군이 답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을 잡고 마을 산책하던 일이 가장 그리웠다고, 다시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함께 할 그 날을 그리며 거리두기로 서로를 아끼는 독자들께도 승빈군의 새해인사를 전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진·글 강릉/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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