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폭행 60대 풀어줬더니 잠적, 뒤늦게 검거

[KBS 제주]
[앵커]

대낮에 시내 한복판에서 술에 취한 60대 남성이 7살 남자아이를 묻지 마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이 남성을 풀어줘 일주일째 검거하지 못하다 겨우 붙잡았습니다.

박천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술에 취한 60대 남성이 길을 걷고 있던 7살 남자아이를 폭행한 건 지난 3일 오후 2시 반쯤.

자신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손바닥으로 얼굴을 밀치는 등 폭행한 겁니다.

대낮에 어린아이를 상대로 일어난 '묻지 마 폭행' 사건이었습니다.

지나가던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이곳에서 남성을 붙잡았습니다.

그런데 따로 경찰서로 끌고 가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사안이 가벼운 데다 이 남성이 술에 취해 조사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인적사항을 조회한 뒤 출석 약속을 받고 풀어줬습니다.

또, 경찰이 파악한 남성의 거주지도 실제와 달랐습니다.

결국, 이 남성은 그대로 잠적했고 경찰은 사건 발생 일주일 만에야 제주시 내 한 숙박업소에서 붙잡았습니다.

경찰은 "술 취한 사람에 대해 보호조치를 할 수 있지만, 명확한 기준이 없어 무작정 체포할 순 없다"며 "주거지를 밝히지 않더라도 강제력을 동원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르면, 술에 취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있으면 경찰서에서 보호조치하는 등 적절한 조처를 해야 합니다.

경찰은 이 60대 남성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천수입니다.

촬영기자:허수곤

박천수 기자 (parkc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