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등 시민들, 공평한 백신 분배 위해 직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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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는 미국인 후거 마(31)는 지난달 초 어머니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을 돕다가 분통이 터졌다.
노인들의 접종 예약을 지원하기 위해 20명 정도로 자원봉사단체를 꾸린 임상심리학자 제러미 노비치는 "지금의 예약 시스템은 25살 청년과 85살 노인이 기술 경쟁을 하게끔 설계돼 있다"며 "이는 노인 방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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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트 개발 예약 가능 여부 쉽게 알려줘
2주 뒤 그는 ‘터보백스’라는 사이트를 개발했다. 터보백스는 주와 시에서 운영하는 접종소 43곳의 현재 예약 가능 여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예약창이 열리면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해준다. 비용은 50달러가 채 안 들었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는 누구나 해야 할 역할이 있고, 나는 아주 조금 힘을 보탰을 뿐”이라고 말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뉴욕과 텍사스, 캘리포니아주 등지에서 많은 시민이 ‘백신의 공평한 분배’를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백신 공급난 탓에 예약이 가뜩이나 ‘하늘의 별 따기’인데, 복잡한 공공 예약 시스템이 고령층 등의 접근을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노인들의 접종 예약을 지원하기 위해 20명 정도로 자원봉사단체를 꾸린 임상심리학자 제러미 노비치는 “지금의 예약 시스템은 25살 청년과 85살 노인이 기술 경쟁을 하게끔 설계돼 있다”며 “이는 노인 방치”라고 지적했다.
댄 베너미가 친구들과 함께 만든 ‘뉴욕백신리스트’도 터보백스와 비슷한 사이트다. 여기서는 사설 접종소 정보도 확인할 수 있고 번역 기능도 제공된다. 하지만 이들 사이트 역시 웹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발생하기는 마찬가지다. 변호사 아드리아나 스캄파리니는 아버지의 접종 예약을 위해 18시간 동안 사투를 벌이고 나서 시간을 쪼개 주변 노인들을 돕기 시작했다. 그의 도움으로 지난달 19일 오전 4시30분 백신 1회차 접종을 할 수 있었던 브라질 출신의 한 독거노인은 “우리 집엔 컴퓨터도 없고 와이파이도 안 된다”며 “스캄파리니는 내게 천사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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