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코로나로 달라진 설 풍경..외국인이 본 K방역은?
■ 진행 : 변상욱 앵커, 안귀령 앵커
■ 출연 : 크리스 존슨 / 미국 출신 방송인, 이에바 / 러시아 출신 방송인·통역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코로나 사태로 예년과 다른 설 명절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방역 당국은 설 연휴에도 거리두기 조치를 유지하면서 가족 간 모임 자제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 방역 상황과 달라진 설 풍경. 보다 객관적인 시선에서 얘기해 줄 외국인 방송인들을 모셨습니다.
미국 출신 방송인 크리스 존슨 씨 그리고 러시아 출신의 방송인 겸 통역사 이에바 씨 두 분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반갑습니다.
[앵커]
한번 크리스한테 먼저 물어보고 싶어요. 한국에 와서 그건 음력이고, 양력으로는 아니고 하면 맨처음에 혼란스러울 때가 많았습니까?
[크리스 존슨]
많았습니다. 신정이고 구정이고 구별할 줄도 모르고요. 미국에서는 새해, 그러니까 1월 1일만 있으니까 전혀 몰랐어요, 음력 개념 자체가 없고 겪어보지 못해서. 여기 와서 참 신선한 문화였어요.
[앵커]
에바 씨는 어떠신가요?
[이에바]
저도 사실 러시아에는 신정, 구정 이런 게 나눠져 있지 않고 저희는 보통 동양 설날 이런 식으로 부르기는 하거든요. 그리고 또 조금 비슷한 개념인 게 저희는 크리스마스가 12월 25일이 아니라 1월 7일날 보내게 돼요.
그래서 약간 헷갈리는 것도 있었기는 했지만 그래도 적응은 된 것 같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사태 속에 설을 맞게 됐는데요. 요즘 러시아 상황은 어떻다고 하던가요?
[이에바]
사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거의 2만 명 넘게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주부터 1만 5000명대로 떨어지면서 사실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 상황이 많이 풀리는 그런 추세가 되고 그리고 또 영업 시간을 거의 12시로 또다시 늘렸어요.
원래 9시까지였는데.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밖에도 나오고 다시 카페나 그런 데도 많이 가기 시작하고. 그래서 조금 더 여유로워진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앵커]
미국 같은 경우는 십몇만씩 가다가 하루 신규 확진자가 그래도 많이 내려왔다고 하죠?
[크리스 존슨]
내려왔는데 아직도 여러분 다 아시잖아요. 거의 아비규환 수준이고요. 제 고향은 캘리포니아인데 거기 지금 확진자 1위로, 안 좋은 일이죠. 제일 많이 나오고 있고요.
침상도 부족하고 한국에서 사니까 참 축복인 것 같기도 하고 K방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렇게 서로 배려하는 모습, 감동적이기도 하고. 저희도 좀 배워야겠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본격적인 설 얘기를 하기 전에 저희가 준비한 영상이 있거든요. 먼저 보고 오시겠습니다.
[이민호 / 서울 성동구 : 고유의 명절인데 1년 동안 거리두기를 많이 하셨잖아요. 그래도 올 설날은 가까운 지인이나 친척은 꼭 뵙고 싶은데 아쉬움이 많은 것 같아요.]
[전 민 기 / 서울 성동구 : 그렇게 따지면 한번 두번만 보면 10년을 친다 하더라고 20번밖에 만나지 못하는 건데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박유진 / 경기도 안양시 : 대중교통 같은 데서도 충분히 걸릴 수 있는데 가족들끼리도 5인 금지라는 건 조금 엄격하지 않나…실익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신옥철 / 경기 고양시 : 자꾸 병이 퍼지고 퍼지고 하면 안 모이는 게 좋지, 뭘 모이는 게 좋아. 내 새끼들 지금은 전화 연락 잘 되니까 전화로 다 해도 되는데 궁금하고 그런 거.]
[송영민 / 서울 서초구 : 그렇게 다 허용을 해버려서 모든 사람이 가족을 만나버리면 또 퍼지는 건 한순간이니까.]
[방지원 / 서울 영등포구 :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끼리고 또 집안에서는 밀접접촉이 이루어지니까, 조금 평소에 저희가 생활하는 것보다는 위험성이 크지 않나….]
[배언실 / 서울 마포구 : 평소에도 조금씩 찾아뵙고 이런 식으로 해서 명절에만 모이는 건 아닐 것 같아요. 꼭.]
[송영민 / 서울 서초구 : 고향 방문을 하고 싶지 않은 분들도 꽤 계시잖아요. 이번에 두 번이나 내려가지 않았으니까 자연스럽게 안 내려가는 것으로 바뀔 것 같아요.]
[박금자 / 경기도 고양시 : 일주일에 한 번씩 오던 거 못 오고 있는 건데 지금. 코로나 끝나면 만나야지.]
[황범희 / 서울 강동구 : 원래 한국의 전통문화는 친척들 방문하고 부모님 뵙고 하는 게 문화이기 때문에 쉽게 사라진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이정민 / 서울 용산구 : 이제 좀 온라인, 전화로 하는 거에 적응도 되고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은 힘들지 않을까요.]
[김선희 / 서울 금천구 : 명절에 굳이 시간 내서 만나지 않아도 자기들의 생활을 해보는 즐거움을 깨달을 것 같아요.]
[이효정 / 서울 강남구 : 멀리서 친척들이 오고 가고 하는 게 그게 우리나라 전통이고 정인데 그거를 단절시킨 상황에서 지금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그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전민기 / 서울 성동구 : 명절에 다 같이 모일 명분을 마련하는 게 명절 문화인 거고 명분이 없으면 다 같이 모이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이런 문화는 결론적으로는 곧바로 다시 돌아온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예전에는 아이들을 다 데리고 고향에 어머님, 아버님, 할머니, 할아버지 계신 곳으로 다 내려갔거든요.
너무 힘드니까 우리가 올라가마, 너희들은 가만 있어라 이렇게 해서 올라오셨는데 5인 이상 모이지 말라니까 누가 가든 간에 안 되는 것으로 됐다는 말이죠. 5인 이상 모임 금지, 겪어보시니까 어떤 것 같습니까?
[크리스 존슨]
한편으로는 안타깝습니다. 모이고 싶은데, 마음 같아서는 늘 모이고 싶어요.
가족들 늘 보고 싶고 또 명절에는 많이 보고 싶은데. 이번에 제가 확인해 보니까 창가쪽 많이 예약이 되잖아요.
그래서 원래 민족대이동 그런 모습 보니까 선물도 고르는 그런 들떠 있는 모습보니까 정도 느껴지고 너무 좋았는데 이번에 안타깝게도 못하니까 조금 섭섭하지만 해야 돼요.
어떻게 하겠습니까. 일단 소모임으로 우리 가족도 아주 소박하게 모이겠습니다.
[앵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유지되면서 설을 맞게 됐는데요. 두 분 다 한국인과 결혼해서 살고 계시잖아요.
특히 에바 씨 같은 경우에는 시댁 가시나? 여러분에 어떻게 설 보내실 계획이신가요?
[이에바]
저희는 이번에 아이가 없다 보니까 일단 가도 되기는 했었는데 그냥 혹시나 해서 일단 시부모님이랑 상의를 해서 그냥 이번에는 따로 보내자 해서 그냥 연락 드리고 선물만 보내드리고 저희는 남편이랑 둘이서, 시부모님은 시부모님끼리 이렇게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크리스 오빠네는 제가 알기로 아이들이 2명 있는데 정말 저는 아기들이 있으면 사실 할머니, 할아버지 보는 게 할머니, 할아버지들한테도 굉장히 낙이잖아요. 그래서 굉장히 안타까울 것 같아요.
[앵커]
그런데 이번에는 코로나 때문에 5인 이상 모임 금지조치 때문에 가지 않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이전에는 명절 어떻게 보내셨나요?
한국의 명절 문화에 대해서 느끼신 바가 있을 것 같거든요.
[이에바]
사실 한국이 러시아에 비해서는 좀 영토가 작잖아요. 그래서 가족들을 만나는 게 더 수월해요, 러시아보다는. 특히나 다른 도시에 있는 가족들도 4~5시간만 가도 굉장히 쉽게 만날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게 굉장히 저는 좋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왜냐하면 러시아 같은 경우는 서쪽에 있는 가족이 동쪽에 있는 가족을 만나려면 비행기로 7시간을 가야 만날 수 있는 상황이라. 당연히 비행기표도 굉장히 비싸기도 하고. 그래서 한국에서 저도 남편의 가족을 보통 만나러 대구나 그런 데 내려가고 그랬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게 저는 굉장히 좋았어요. 왜냐하면 어느 정도 가족분들을 만나기 쉬우니까. 그리고 또 굉장히 가족분들도 긍정적이시잖아요, 만나야 된다, 우리는 이렇게 다 모여야 된다 이런 생각을 다 가지고 계시니까 굉장히 좋았어요.
[앵커]
크리스는 코로나19 전 명절 지낼 때 하고 이번은 다릅니까?
[크리스 존슨]
천지 차이예요. 그 왁자지껄한 느낌이 전혀 안 나고요. 원래 저희 집 같은 경우 큰집이라 모든 친척들이 다 올라왔어요.
다 모이고 음식 다 하고 장모님 손도 크시기 때문에 음식 다 하고. 이번에는 시원섭섭하다고 해야 되나요?
대폭 줄였습니다. 원래 이만했는데 대폭 줄였습니다.
[앵커]
장모님 음식이 맛있다고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사실 지금까지 우리나라 명절은 여성들의 가사노동에 의존해 온 부분이 없지 않아 있거든요.
두 분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에바]
저는 여성으로서 저희 할머니도 그렇고 엄마로 그렇고 러시아에서도 가사노동은 다 여성분들이 보통 하는 그런 게 전통적으로 이어오고 있기는 해요.
그런데 요즘에는 젊은 부부 같은 경우 남편분들이 많이 도와주려고 하시는 것도 있고 그리고 또 지금은 코로나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배달이나 이런 것도 많이 활성화가 되어 있어서 그냥 역할 분담을 하거나 또 맞벌이 부부들도 많아지고 있어서 그래서 역할 분담을 많이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오빠는 혹시 어떠세요?
[크리스 존슨]
일단 올해의 경우에 장모님이 말씀하셨어요. 올해는 갈비찜과 잡채 이외에는 음식 전혀 안 하신다고 했어요.
그래서 눈빛 조금 편안해지면서 한편으로는 우리 시장의 소상공인들 소비가 많이 줄 것 같아서 슬픈데 주변의 여성분 몇 명이 이번에 일 많이 안 해도 되겠다, 조금 시원한 면이 있지 않을까 싶고요.
저 같은 제 주위에 남자 몇 명만 그동안 도와주지 못했던 그런 분들 좀 도와주고요. 저부터 동참하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앵커]
꼭 동참하시기를 바랍니다. 여기서 시민들은 설 연휴 어떻게 보낼 계획인지 들어봤거든요. 영상 하나 더 보고 오시겠습니다.
[기자]
민족 최대 명절, 설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설은 예년과 분위기가 많이 다른데요.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거주지가 다르면 가족도 5인 이상 모일 수 없습니다.
시민들은 이에 어떤 생각을 할까요?
제가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장영도 / 서울 마포구 : 아들네 손주가 한 명 있어서 구정에 오고 딸네는 그 전날 오라고 했어요.]
[유병수 / 서울 마포구 : 저희가 5남매인데 5남매가 전부 다 따로따로 가서 명절 전날에는 작은아들이 가고 명절 전날에는 큰아들이 가고 큰딸은 이번 설 연휴 전에 갔고요. 그런 식으로 저희는 운영하고 있습니다.]
[황범희 / 서울 강동구 : 5인 이상을 지켜야 할 것 같아서 형님 부부랑 따로 시간 차를 두고 방문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금자 / 서울 마포구 망원동 : 우리 아들만 와서 제사만 지내고 간대. (웃음) 제사는 조금 지내야 하니까. 산소에 갔다가 바로 간대. 며느리도 안 오고. 오지 말라 그랬어.]
[서정실 / 서울 강남구 : 제사가 있는데 5인 이상 못 모인다고 해서 대표로 딸과 사위만 오기로 했어요. 두 명만.]
[이효정 / 서울 강남구 : 저희 시골이 영광이거든요. 시댁에 가야 하는데 못 갈 상황이니까 집에서 어디 이동 안 하고 밥 먹고 다른 계획은 없어요. 요즘에 못 움직이게 돼 있으니까 이동하기가 조심스러워서 집에 있을 계획이에요.]
[익 명 / 60대 : (자녀분들은?) 아, 못 오지. 서로 못 오지. (오지 말라 하셨어요?) 아 자기네들도 TV 보면 아는데 뭐. 그니까 서로 안 모이는 거고, 형제들도 못 모여요.]
[김열매 / 서울 노원구 : 원래 명절에는 할머니댁에 주로 가는데 이번에 코로나 때문에 집에 주로 있을 것 같아요.]
[앵커]
설, 추석 외에 다른 24절기가 있습니다마는 이게 어떻게 보면 대나무의 마디 같은 거죠.
중간중간에 마디가 있어야 곧고 쭉쭉 잘 자라게 되는 건데 사람의 삶도 그렇게 펼쳐놓고 볼 수 있는 건데. 코로나19 때문에 크리스, 상당히 힘들었을 것 같기도 하고 직업이나 생활이 어떤지를 제가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코로나19 전과 후의 삶의 변화가 어땠는지 설명을 해 주신다면. 생활하고 직업, 이런 것들.
[크리스 존슨]
일단 직업적으로 감사하게도 꾸준히 그나마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요. 조금 달라진 게 방송 하면 녹화하잖아요. 중간중간에 사라지는 몇 분이 있더라고요.
문자가 와요. 확진자랑 동선이 겹쳐서 빨리 검사받으러 가라. 그래서 그런 모습이 달라졌고. 다른 경우에 제가 미국으로 1년에 꼭 한 번씩 가는데 외할머니도 있고 아빠도 계시기 때문에 그런데 코로나 이후 한 번도 못 갔고요.
영상통화 하는 시간이 자주, 많이 늘어났어요. 이제 외할머니한테 아이패드, 노인분들 쓰기 편한 패드를 사드려서 이제 맨날 얼굴 보면서 얘기하고 있어서 더 좋아요. 오히려 예전보다 얼굴을 더 자주봬요.
[앵커]
아메리카 효심도 대단하네요.
[앵커]
에바 씨 얘기도 들어볼까요?
[이에바]
저도 사실 방송 같은 경우는 라디오가 특히 요즘 전화 연결로 바뀐다거나 아니면 라디오 방송 자체가 마스크 쓰고 한다거나 이런 점 때문에 어느 정도는 사실 화장을 여기까지만 해도 되는 그런 편리성도 생겨서 좋은 점도 있기는 하지만 예를 들어서 제가 통역사 겸 번역사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통역 같은 경우보다는 번역 일이 조금 더 많아진 것도 있고 통역은 보통 화상 통역을 많이 하게 된 것도 있고요.
그런데 아까 영상에서도 가족분들과의 그런 만남이 코로나 이후에 바뀔지, 안 바뀔지 대답을 많이 해 주셨는데 저는 사실 코로나 이후든 이전이든 그 가족분들의 만나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사실 코로나가 끝난 이후에는 만나고 싶으면 당연히 가족분들끼리 만날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당연히 영상으로만 볼 수 있지만 저도 러시아에 안 간 지 굉장히 오래 됐고. 제발 빨리 이게 끝나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뿐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전과는 다른 설 명절 연휴를 보내게 되겠습니다마는 그래도 이 설 명절 연휴가 모든 사람들의 그동안 힘들었던 것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그런 명절 연휴가 되고 끝난 다음에 다시 힘을 내서 더 즐겁게 힘차게 삶을 이어가는 그런 날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분에게도 그런 시간들, 좋은 시간들 보내시고 또 활기찬 시간 이어지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늘 이렇게 나와주셔서.
[인터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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