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살릴 마지막 기회..외면한 경찰들 정직 3개월
아이들이 더 큰 피해를 당하기 전에 막아주는 게 바로 국가 기관의 역할입니다. 이런 기대가 처참하게 무너진 사례가 태어난 지 16개월 만에 목숨을 빼앗긴 정인이입니다. 세 차례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정인이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까지 외면했습니다. 그리고 오늘(10일) 세 번째 신고를 받고도 움직이지 않았던 경찰관들에 징계가 내려졌습니다. 무거운 징계라고 하지만 안타까운 죽음의 무게 앞에 무겁다는 말을 쉽게 꺼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김지성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9월 한 소아과 의사는 정인이가 학대를 당한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혼자 걷지도 못할 정도로 영양상태가 너무 안 좋다" "엄마 모르게 어린이집 선생님이 병원에 데리고 왔다"고 했습니다.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뚜렷한 외상이 없다며 그냥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20일 뒤 아이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소아과 의사의 신고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경찰관에게 중징계를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경찰관 다섯 명 모두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사건을 지휘한 간부 3명도 같은 중징계 처분을 받았습니다.
공무원 징계는 경징계인 견책부터 가장 무거운 파면까지 있는데, 정직 3개월은 중징계에 해당합니다.
경찰 관계자는 "직무 태만으로 정직 처분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며 "담당 경찰들을 엄중히 처벌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양천경찰서장은 사건 보고를 받지 못했다며 가벼운 징계만 내려졌습니다.
가벼운 징계만 받은 경찰은 더 있습니다.
소아과 의사가 신고하기 전 지난해 5월엔 어린이집 교사가 몸 곳곳에 멍을 보고 신고했습니다.
다음 달엔 이웃이 아이 혼자 차에 남겨진 걸 보고 경찰에 알렸습니다.
역시 경찰은 그냥 돌아갔습니다.
'안마를 하다 멍이 생겼다'거나 '수면 교육을 위해 차에 아이를 뒀다'는 부모 말만 믿은 겁니다.
이 신고를 담당했던 경찰들은 지난해 12월 각각 주의나 경고 처벌을 받는 데 그쳤습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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