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찾아온 너는 '복숭아 태몽'처럼 복덩이 공주님이란다"

김경애 2021. 2. 1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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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날, 엄마와 아빠는 기쁨보다는 당황스러움과 걱정이 먼저였어.

처음 태동을 느끼던 날 너무 신기해서 엄마는 또 눈물을 흘렸단다.

아빠도 엄마도 너무 오랜만의 아기라서 어떻게 안아야 할지, 어떻게 먹여야 할지, 너무 조심스러워서 간호사에게 물어보고 또 물어봤어.

넌 잘 모르겠지만, 엄마는 요즘 네가 먹을 때, 잘 때, 울 때도 너만 바라보며 웃음 짓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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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축하합니다] 늦둥이 셋째딸 세은에게
백일을 맞은 딸부잣집 셋째딸 양세은 아기. 전은주씨 제공

너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날, 엄마와 아빠는 기쁨보다는 당황스러움과 걱정이 먼저였어. 엄마 나이도 있고, 둘째를 낳은 이후 9년 만이라 네가 생겼다는 건 큰 사건이었지. 고민 또 고민을 한 뒤 너를 낳기로 마음을 먹고 주변에 너의 존재를 알렸어. 그날이 마침 엄마의 39번째 생일이여서 엄청난 선물이 되었단다.

임신 소식을 알리니, 너의 삼촌이 꿈 이야기를 해주더구나. 아주 크고 예쁜 복숭아를 삼촌이 안아서 엄마한테 줬다고, 태몽인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서 너의 태명을 ‘천도’(天桃)라고 지었어.

처음엔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너의 심장소리를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더구나. 콩알만 했던 네가 점점 커가면서 엄마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겼지. 시도 때도 없이 졸리고 속도 안 좋고 피곤하고, 그래도 너를 위해 엄마는 좋은 노래도 듣고 영양가 많은 음식을 챙겨 먹었어. 때로는 입덧이 심해 못 먹을 때도 있었지만 너를 만나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했어. 처음 태동을 느끼던 날 너무 신기해서 엄마는 또 눈물을 흘렸단다.

엄마 전은주(맨왼쪽)씨와 막둥이 동생 양세은 아기를 받기는 첫째 채은(12·가운데)·둘째 예은(10·맨오른쪽)양. 전은주씨 제공

참, 네가 공주지 왕자인지 너의 언니들은 무척 궁금해 했어. 큰언니는 공주였으면 했고, 둘째언니는 왕자님이기를 바랐지. 마침내 네가 여동생이라는 걸 알았을 때 공주님이 세명이 된다며 기뻐했단다. 사실 엄마도 세 자매 중 첫째였거든. 그래서 더 반가웠던 거 같아. 너희 셋도 커서 친구처럼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야.

드디어 2020년 11월 5일 오전 8시40분. 너를 맞이했어. 마취에서 깨어 너를 봤을 때 까만 머리숱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더라. 작은 얼굴에 동그란 눈, 오똑한 코, 작은 입술 하나하나가 귀여웠어. 신기하고 반가움에 엄마는 또 울고 말았어. ‘응애응애’ 너의 울음소리를 들으니 실감이 나더라고. 아빠도 엄마도 너무 오랜만의 아기라서 어떻게 안아야 할지, 어떻게 먹여야 할지, 너무 조심스러워서 간호사에게 물어보고 또 물어봤어. 셋째인데도 엄마는 처음 아이를 키우는 것 같았어. 산후조리원에서 너에게 수유를 하면서, 다시 아기 천사를 품에 안은 느낌이 새삼 신기하더구나.

넌 잘 모르겠지만, 엄마는 요즘 네가 먹을 때, 잘 때, 울 때도 너만 바라보며 웃음 짓곤 해. 행복이 이런 거구나 싶단다. 너무 귀엽고 예쁜 세은아~ 우리에게 와 주어서 너무 고맙다. 처음 너의 존재를 알았을 때 망설이고 걱정했던 마음이 새삼 미안하다.

아빠와 언니들이 있는 집으로 가기 하루 전 날, 엄마는 조리원에서 이 편지를 쓰면서 다짐했어. “우리 집의 늦둥이이자 셋째 공주님 잘 지내보자~사랑해!”

엄마/전은주

‘원고를 기다립니다’

<한겨레>는 1988년 5월15일 창간 때 돌반지를 팔아 아이 이름으로 주식을 모아준 주주와 독자들을 기억합니다. 어언 34년째를 맞아 그 아이들이 부모가 되고 있습니다. 저출생시대 새로운 생명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합니다. ‘축하합니다’는 새 세상을 열어갈 주인공들에게 주는 선물이자 추억이 될 것입니다. 부모는 물론 가족, 친척, 지인, 이웃 누구나 축하의 글을 사진과 함께 전자우편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한겨레 주주통신원(mkyoung60@hanmail.net) 또는 인물팀(peop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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