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표 '기본소득' 논란..여야 비판에도 직진 행보
이재명 경기지사가 꺼낸 '기본소득' 도입 논란이 정치권 이곳저곳으로 옮겨붙고 있습니다. 여당뿐 아니라, 야당 대선후보들도 나서 이 지사를 비판했는데요. 이 지사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기세입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인파이터' 이재명, 기본소득 못 먹어도 GO?…"내 사전에 탈당은 없다" >
"내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며 나폴레옹을 소환했었죠. 나폴레옹이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알프스산맥을 넘었듯, 기본소득을 도입해 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건데요. "지구상에 기본소득제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다"(정세균), "미국 알래스카 빼곤 하는 곳이 없다"(이낙연) 견제구가 날아들자, 결사항전의 의지를 다진 겁니다.
이 지사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기본소득을 지지했다며, 반격에 나섰는데요. 교황이 지난해 부활절 서한에서 'universal basic wage'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이걸 '기본소득'이라고 해석을 한 겁니다. 여기에 천주교 신자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습니다. 'universal basic wage'는 기본소득이 아니라 '보편적 기본임금'이라고 지적을 한 겁니다. 소득과 임금은 전혀 다른 개념이죠. 임 전 실장은 현재 공공부문에서 시행하고 있는 '생활임금제도'와 비슷한 개념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습니다. 참고로, 임 전 실장의 세례명이 '프란치스코'라고 합니다. 이 지사는 '무교'죠. 임 전 실장은 앞서 지도자로서 이 지사의 말과 태도를 비판했었는데요. 영화 '두 교황'을 꼭 보시라, 추천도 했습니다. "정치가 그런 품격을, 반에 반만 닮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면서 말입니다.
[영화 '두 교황' 예고편 : 이런 말이 있다오. 주님은 항상 세상에 새로운 교황을 보내어 이전 교황의 잘못을 시정한다. 어떻게 내 잘못을 바로잡는지 보고 싶소.]
대선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어서일까요. 이 지사, 여권 내부에서조차 '공공의 적'이 된 듯합니다. 일부에선 더불어민주당 탈당설까지 흘러나왔는데요. 이 지사가 "내 사전에 탈당은 없다" 거듭 진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야권 대선주자들도 '이재명 때리기'에 동참을 했습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월소득이 100만 원인 저소득층과 1000만 원인 고소득층에게 똑같은 기본소득을 주는 건 공정과 정의에 반한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더 거칠게 이 지사를 몰아붙였습니다. 약장수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원희룡/제주지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재명 지사는 뭐라고 그랬냐면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게 정치다. 왜 못 한다고 하느냐? 할 수 있다' 이러셨어요.) 허경영이 그렇게 얘기하죠. 아니, 왜 1억씩 안 줍니까?]
'나경영'에 이어, 이번엔 '이경영'이 등장한 셈인데요.
[영화 '내부자들' : X라 고독하구만]
고독한 싸움꾼, 이재명 지사. 이대로 물러날 인물이 아닙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정조준했습니다. 사실 코로나 정국 속에서 기본소득 이야기를 처음 꺼낸 건 김 비대위원장이었습니다.
[김종인/당시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지난해 6월 3일) :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을 굽는 걸 보고, 그게 먹고 싶어. 먹고 싶은데 돈이 없기 때문에 먹을 수가 없어요. 그럼 그 사람한테 무슨 자유가 있겠어?]
지난해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바꾸며, 제1 정책으로 "국민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고 명시하기도 했는데요. 이 기본소득 도입. 김 비대위원장의 오랜 지론입니다.
[김종인/당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2016년 6월) : 최근 세계적으로 불평등 격차를 해소하는 방법의 하나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을 매우 주목해야 합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에서도 기본소득에 대한 실험이 추진되고 있고…]
그런데, 앞서 보신 것처럼 국민의힘 정치인들 생각은 좀 다른 듯합니다. 이 지사가 이 빈틈을 파고 들었습니다. 국민의힘이 주장한 기본소득은 차등과 선별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갈비없는 갈비탕이다", 날을 세웠습니다. 김종인표 기본소득을 본인의 정치 자산으로 확실히 만들겠다는 의도도 조금 읽힙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견제와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재명표 기본소득론. 주요 대선 이슈로 자리 잡은 건, 확실한 듯합니다. 아직 여론은 좋다, 필요하다, 포퓰리즘이다 조금씩 엇갈리고 있지만, 이 지사 입장에선 이슈의 중심에 섰다는 점에서 손해 볼 건 없는, 장사인 듯합니다. 여론조사 결과도 나쁘지 않습니다. 기본소득, 결국 경제 문제죠? 경제 운영을 잘할 대선후보, 이 지사가 1위에 올랐습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론. 대선을 향한 '신의 한수'가 될 지 지켜볼 일입니다.
< 태권도 '명예 6단' 덕? 민주당, 황희 청문보고서 '단독' 채택 >
황희 문화체육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어젯밤 늦게까지 진행됐습니다. 황 후보자는 각종 의혹을 해명하느라 '고군분투'했는데요. 뒷맛이 개운하진 않았습니다. 황희 정승도 울고갈 '자린고비' 논란을 일으켰죠. 월 60만 원 생활비설. 황 후보자는 이렇게 해명을 했었습니다.
[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어제) : 제 통장에는 돈이 제로일 것이다. 이런 거가 다 합쳐져서 60만원이 계산이 됐는데. 실제로 따져보면 한 학비 빼고도 300만원 정도 나옵니다.]
월 300만 원은 썼다는 건데, 관련 금융 자료는 청문회가 끝날 때까지 내놓지 않았습니다. 국회에 병가를 내고 스페인으로 가족여행을 갔었죠? 황 후보자가 사과를 하며, 이런 사족을 하나 붙였었습니다.
[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어제) : 저는 20대 국회 본회의 출석률은 외람되지만 96%입니다. 아마 추경이 여야 간에 합의가 어려우니까 갔다 오려면 빨리 갔다 오는 게 낫겠다, 이렇게 안내를 받고 사실은 나갔습니다. 그래서 그리고 그때 나간 뒤에 본회의가 여야 합의돼서 잡혔고요. 그래서 그때 참석하지 못한 의원님들이 저 말고도 꽤 많이 있었습니다.]
그 유탄을 동료 의원들이 맞았는데요. 21대 국회 본회의 출석률. 하위권 의원들이 새삼 언론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불출석 1위를 기록한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 이 의원은 정말 아파서, 공황장애로 진짜 '병가'를 낸 케이스이긴 합니다.
엄호에 나선 민주당 의원들도 보는 낯을 간지럽게 했습니다. 문체부 장관으로서 황 후보자의 능력. 칭찬할 게 이런 것밖에 없었나 싶습니다.
[임오경/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후보자의 전문성에 대한 지적들을 하십니다만 다른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6년 태권도 명예 6단증을 받기도 했습니다. 맞죠?]
[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어제) : 마케팅 위원장을 하고 6단을 받은 것은 맞습니다.]
[임오경/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훌륭하십니다.]
무에타이협회 수석고문을 맡고 있다는 점도 칭찬 포인트였는데요. 이런 식으로 따지면, 저도 숨겨진 능력자 한 분을 알고 있습니다.
[JTBC '정치부회의' (2016년 12월) : 소림권, 당랑권, 영춘권, 태극권 등 여러 문파를 들락거렸다. 철사장을 단련하느라 뜨거운 모래에 손을 찔러 대 피부도 수없이 벗겨졌었다.]
심지어 축지법까지 통달을 했죠. 이러다 정말 입각을 하게 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민주당에서 한껏 치켜세웠지만, 황 후보자는 능력면에서도 물음표를 떼지 못했습니다.
[김승수/국민의힘 의원 (어제) : 도서관법 정부 개정안 말씀하셨는데 어떤 내용인지 아십니까?]
[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어제) : 도서관법이요? 아마 실무자가 답변한 것 같습니다.]
[김승수/국민의힘 의원 (어제) : 본인이 답변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어제) : 죄송합니다.]
청문회 마지막까지 논란이 이어진 건, 황 후보자의 박사 논문 문제였습니다. 야당에선 지도교수가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베낀 게 아니냐,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배현진/국민의힘 의원 (어제) : 후보자님, 자료 요구 동의하는 거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습니까? 연구 논문 계획서 학교에 제출한 거 있으시죠?]
[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어제) :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배현진/국민의힘 의원 (어제) : 잘 모르는 게 아니라 모든 논문을 쓰는 사람은 논문 계획서를 학교에 제출을 하죠. 국문 논문은 지금 여러 가지로 답변을 하셨어요. 처음에 아예 안 썼다고 하시고 파쇄했다고 하셨는데 그럼 학교에는 논문 심사 받은 그 논문이 남아 있겠죠.]
[황희/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어제) : 그렇지 않고요. 영문으로 해서 사인을 받았네요, 보니까. 왜냐하면 카피해서 나가야 하는 거니까 당연히 영문명에 사인을 받았겠죠. 제가 착각을 했습니다.]
황 후보자는 관련 자료가 없다며 제출을 거부했습니다. 오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과정에서도 야당의 거센 반발을 샀습니다.
[이달곤/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 특히 이 논문, 이거는 거의 게이트 수준입니다. 제가 지금 생각할 때는 본인이 썼는지 안 썼는지가 의문스러울 정도예요. 이것은 거의 불법성이 있다고 저희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앞으로 저희들은 여러 가지 조치를 단계적으로 취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박정/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 게이트라는 말은 좀 과한 거고 더 심하게는 논리성이 없다 이렇게 표현할 수가 있습니다. 보완해야 할 내용이지만 결격사유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해서 여당 입장에서는 결과 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했습니다.]
결국, 국민의힘이 퇴장한 가운데 민주당 단독으로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는데요. 황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들어 야당 동의 없이 임명되는 29번째 국무위원이 됐습니다. 국민의힘도 그냥 물러서지만은 않았는데요. 황 후보자의 논문이 표절이었는지, 연세대에 검증을 맡기겠다고 밝혔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황 후보자 임명. 이제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안 재가만 남았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인파이터' 이재명, 기본소득 못 먹어도 GO?…"내 사전에 탈당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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