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느린 수사 속도..10시간 지나 포렌식 의뢰

구자준 2021. 2. 10.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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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살펴보죠.

사회부 구자준 기자 나왔습니다.

Q. 어제 저희가 아직도 용의자를 못 잡았다고 지적했는데, 바로 잡았네요?

그렇습니다. 충남경찰청 수사팀이 경기도에 있는 용의자의 거주지에서 오늘 아침 7시쯤 검거했으니까 새벽에 출발한 걸로 보입니다.

경찰이 보도가 나간 뒤에야 긴박하게 움직였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용의자는 오전 10시쯤 충남청에 도착했는데 변호사 입회 하에 조사받겠다고 해서 늦은 오후까지도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아직 용의자에게 추가된 혐의는 없는데, 경찰은 조사를 마치는대로 납치나 성폭행 등 추가 혐의 적용과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Q. 그런데 부모가 아이 휴대전화를 경찰에 넘겨줬는데도, 수사속도가 영 느리다면서요?

경찰은 용의자가 아이의 휴대전화를 뺏어서 메시지 등을 지웠다는 점을 바탕으로,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 중입니다.

사실상 이 사건의 유일한 물적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부모가 경찰에 아이 휴대전화를 처음 제출한 건 사건 발생 사흘 뒤인 어제 오전 11시쯤이었습니다.

이 때 경찰이 직접 부모를 찾아와서 휴대전화를 받아갔는데 10시간이 흐른 밤 9시 쯤에 경찰로부터 "포렌식을 하려는데 자녀관리 앱 때문에 접근 권한이 없다"면서 다시 연락이 왔다는 겁니다.

자녀관리 앱이란 미성년자 자녀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을 때 부모의 허가가 필요한 일종의 감시 프로그램 같은 건데요.

이 연락을 받고 부모가 접근 허가를 해줘서 경찰은 어젯밤 9시 반쯤 포렌식을 의뢰한 걸로 보입니다.

이 시간 역시 저희 보도가 나간 이후입니다.

Q. 부모들의 절절한 목소리를 저희가 어제 오늘 들려드렸는데, 지금 아이나 부모 상태는 어떻습니까?

오늘 오전에 쏘카 측에서 기자들에게 사과문을 보냈는데요.

부모는 이 사과가 진정성 있게 들리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사실 쏘카 측에서 저희 채널A에 부모를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리고 싶으니 부모의 의향을 여쭤봐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는 만남을 거절했습니다.

부모 뿐 아니라 어제 보도를 접한 많은 시청자와 누리꾼들이 쏘카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습니다.

쏘카를 탈퇴했다는 반응, 불매운동을 하자는 얘기까지 나온 상황이고요.

경찰에 대해서도 비협조적인 쏘카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부모는 쏘카가 한 직원의 문제로 치부하는 건 옳지 않다면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원한다고 했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댓글에) 한 2~3일이면 이게 또 조용해져서 없어질 텐데라고 하더라고요. 이게 헛수고가 되지 않게 법이 바뀌어서 다음에는 이런 일이 있을때 바로바로 알려줄 수 있게 됐으면 좋겠어요."

Q. 그 부분도 챙겨봐야겠네요. 그런데 아직도 용의자에게 납치나 성폭행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있어요. 정황상 분명히 계획적으로 보이죠?

현재까지 보면 치밀하게 준비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 진술에 따르면 남성은 휴대전화를 4대씩이나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픈 채팅방을 이용해 연락하고 공유 차량을 이용한 점, 차를 반납한 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이동한 점, 그리고 아이와 헤어질 때 증거를 인멸하고 협박한 점 등으로 볼 때 초범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계획적이었는데요.

경찰도 이런 점을 바탕으로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Q. 구 기자가 이 사건을 계속 취재하고 있는데요. 현장에서 보기에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꼭 고쳐야 할 게 뭔가요?

앞서 피해아동 어머님도 말씀하셨지만 근본적으로는 제도의 개선이나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민간업체의 매뉴얼에 의존할 게 아니라 수사기관이 긴급하게 요청하면 협조할 수 있는 규정이 필요하단 겁니다.

사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저와 처음 통화할 때부터 이런 말을 했는데요.

피해 아동 아버님의 목소리를 들어보시죠.

[피해 아동 아버지]
"큰 일이에요 이게. 이 나라 법이. 개인정보보호법이. 범인을 위한 법인지, 진짜 선량한 국민을 위한 법인지 저는 모르겠어요."

이번 범행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의 헛점이 드러난 만큼, 이 제도 개선에도 힘을 써야 하겠습니다.

내 아이일처럼 계속 취재 부탁합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구자준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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