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이킥] "집단면역 최소 10개월 걸린다.. 매일매일이 고비"
- '의사가 접종 판단' 식약처 신중 접근이지만 국민들께 오해 주는 점 아쉬워
- AZ 백신, 중증화 방지한다.. 나 역시 가까운 어르신들께 권유할 것
- 4차 유행 언제든 온다, 재확산과 변이 바이러스에 중요한 건 '접종률'
■ 프로그램 :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진행자 >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을 허가했습니다. 첫 백신 허가, 궁금한 게 많으시죠?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와 짚어보겠습니다. 정재훈 교수님 안녕하세요?
☏ 정재훈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결국 최종허가로 결론이 났습니다. 이 결정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생각입니까?
☏ 정재훈 > 결국 국내 규제 당국이나 해외 규제 당국은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판단하는 곳인데요. 현재 제출된 아스트라제네카의 자료는 1월 초에 임상 3상 시험 결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아스트라제네카 임상 3상 결과가 조금 불안하다는 지적이 많았고요. 특히 65세 이상 대상자가 적다거나 용량과 용법에 따라서 효과에 차이가 생기는데 이에 대한 규명이 부족하다 이런 지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영국에서는 1월에 접종을 시작했고 임상시험보다 수십 배 많은 사람들에 대한 접종이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데요. 그리고 그 결과도 최근 발표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같은 것들은 영국에서 발견된 변이에 대해서 효과가 있다, 그 다음에 12주 간격으로 투약하면 효과가 좋아진다, 이런 근거들이 나오고 있고 다양한 데이터들이 추가되고 있습니다. 이런 정보로 봐선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도 효과에 대한 근거는 충분히 쌓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또 하나는 우리나라는 백신접종 아직 시작하지 못했는데 백신이란 것이 초기 도입 물량 정도로는 유행을 차단하는 만큼의 물량이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 국가는 의료진이나 고연령층 요양병원 계신 분들에게 접종해서 의료체계를 유지하고 사망자를 줄이는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목적의 백신을 사용할 수 없다면 우선순위 선택을 통한 접종전략에 의미가 없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선택이 나왔다고 보고요. 효과에 대한 근거는 점차 쌓이고 있고 과학적으로 문제는 없는데 대안이 없다는 점이 더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러니까 지금까지 영국 접종사례 또 임상 3상 결과 등을 종합해볼 때 불안하긴 하지만 대안이 없다, 그리고 특히 접종을 시작해도 될 정도는 된다, 이런 정도로 이해가 되는데요. 그런데 식약처가 그냥 허가한 것이 아니라 조건을 걸었지 않습니까? 18세 이상 모든 연령에 접종할 수 있다. 하지만 고령자에 대해선 미국 등에서 진행 중인 임상 3상 결과를 허가 이후에 나중에 제출하라 이런 조건을 걸었지 않습니까? 이런 조건부 허가 전례가 있는 것입니까?
☏ 정재훈 > 자료 추가 제출이나 조건부 허가는 당연히 내릴 수 있는 결정이고요. 백신개발과 임상시험이 빠르게 진행되고 연구결과가 수시로 발표되는 상황에서는 결국은 65세 이상이나 효과성에 대한 추가적인 자료를 보완해라, 이런 의미로 볼 수 있고요. 이미 영국에서 충분한 결과가 발표되고 있고 미국의 임상시험 결과도 확인해보자, 그런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앞서 살짝 말씀드렸지만 사용상 주의 사항에다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이렇게 기재하기로 결정했다고 하는데요. 이건 결국은 교수님 말씀처럼 우선 고령자 접종이 필요한데 그런데 고령자에게 접종하려면 매번 의사가 알아서 판단을 해야 한다, 접종 결정 판단을 의사에게 맡기는 결정으로 봐도 됩니까?
☏ 정재훈 > 저도 이 부분이 조금 우려가 되는데요. 결국 식약처의 권고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말씀하신 것처럼 접종한 의사의 판단에 따르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접종우선순위와 같은 접종 대상은 정부가 정하고 이상반응이 생길 경우 정부가 일체 보상을 담당하기로 결정한 상황입니다. 즉 정부가 모든 책임을 지는 상황인데요.
어떻게 보면 약품허가사항에 나오는 매우 관습적인 표현인데 저는 이 표현이 신중한 접근이란 의미도 있지만 국민들에게 오해가 될 수 있는 표현이라서 조금 아쉽게 생각하고요. 물론 규제당국이 이 이상 권한이 없어서 이렇게 표현한 것일 수 있습니다.
☏ 진행자 > 이제 질병청이 약 보름후죠. 26일 접종 시작을 목표로 다음 주 금요일까지 접종대상 명단을 완전히 확정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앞서 교수님이 살짝 말씀 주시긴 하셨지만 코로나19 현장 의료진, 그 다음에 요양병원 등에 계시는 고령층이 가장 우선이다, 이렇게 말씀 주셨지 않습니까? 이러한 우선순위 결정, 중요한 이유를 설명해주시죠.
☏ 정재훈 > 지금 도입물량 자체가 유행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물량정도는 되지 않고요. 결국은 사망자를 줄이고 의료체계를 유지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목표인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 가장 사망자가 많은 요양병원에 계신 분들과 근무하시는 분들이 가장 주요한 대상이 될 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코로나 상황을 보면 80세 이상 같은 경우 우리나라 전체 확진자의 6%만 차지하는데 사망자는 절반이 넘거든요. 그만큼 고연령층에게 코로나가 치명적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접종해야 되는 분들은 치명률이 높은 분들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지금 물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가장 피해가 많이 갈 분들에게 물량이 돌아가는 것이죠.
☏ 진행자 > 고령자가 아무래도 우선순위에 있다는 말씀 주시다 보니까 청취자 분들께서 질문을 많이 주고 계신데요. 2***님께서요. ‘책임을 의사들한테 떠넘기는 느낌입니다’ 라는 우려의 문자 주셨고, 3***님께서는 ‘요양병원 계신 기저질환 고령자에게는 접종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런 고민이 엄청 될 것 같아요’ 이렇게 주셨고요. 교수님도 아시겠지만 스위스 등 일부 국가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서 백신 사용 승인을 보류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지 않습니까, 어떻게 됩니까? 고령층 가족이 있으신 분들께 한 번 말씀주시죠.
☏ 정재훈 > 결국 국민들에게 백신이 얼마나 효과적이고 안전한지에 대한 메시지를 어떻게 드리느냐 문제인 것 같은데요. 결국 백신은 세 가지 때문에 맞는 겁니다. 내가 코로나에 걸리지 않고 걸려도 많이 아프지 않고 남에게 옮기지 않게 하는 세 가지 요인인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같은 경우에는 내가 코로나에 걸리지 않게 하는 능력은 다른 백신보다 조금 떨어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중증화를 방지하고 전파를 차단하는 효과에 대해서는 일관된 결과가 나오고 있거든요. 또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미 영국에서 접종이 시작되었고 심한 부작용은 극히 드문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선택이 있으면 모르겠지만 1/4분기에는 백신 선택지 자체가 매우 제한적이고 당장 감염시에 사망위험이 높으신 어르신들과 의료진을 보호하는 게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안이거든요. 저도 어느 종류의 백신이든 저에게 순서가 돌아오는 백신을 맞을 거고 어떤 백신이든 저희 어르신들에게 권유를 드리겠습니다.
☏ 진행자 > 일단 우리 식약처 등 당국을 믿고 과학과 의학을 믿고 백신접종을 주저하지 마시라 라는 말씀이신데요. 앞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말고도 화이자 모더나 코백스 계속 백신들이 들어올 거고 7월부터 전 국민 대상이 시작될 텐데 예방의학 전문가로서 다시 우리 국민들께서 애청자들께 백신에 대한 해주고 싶은 말씀 해주시기 바랍니다.
☏ 정재훈 > 백신은 만능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우리가 가지고 있는 수단 중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고요. 3차 유행이 끝나 가지만 4차 유행, 5차 유행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요. 상황이 다시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남아프리카에서 발견된 변이바이러스가 백신효과를 떨어뜨리고 있는데요. 변이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매우 심각한데 변이바이러스가 무서운 이유가 첫 번째는 감염력이 높아지고 두 번째는 더 치명적이 되고 마지막으로 백신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거든요.
그런데 감염력이 높아지고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다른 말로 우리 정부가 목표한 전 국민 70% 접종보다 더 높은 접종률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100% 효과적 백신도 50%만 맞으시면 집단면역이 50%가 되는 거고요. 50%짜리 백신도 100%가 맞으시면 똑같이 집단면역비율이 50%가 됩니다. 그만큼 접종률이 중요한 상황이고요.
또 변이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서 백신 업데이트가 준비 중인데 업데이트된 백신도 한 차례 정도 더 접종하셔야 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불확실한 측면이 너무 많아서 가정법을 써드리는 게 죄송하긴 한데 전문가와 과학자도 국민들에게 최선의 방법을 드리기 위해서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어쨌든 백신에 대해서 계속해서 솔직한 이야기들을 전문가들께서 해주시니까 믿고서 신뢰하고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상황도 진단을 해봐야 될 것 같은데 교수님께서 4차 유행, 5차 유행도 가능하다는 우려의 말씀 주셨는데 오늘부터 설 연휴가 사실상 시작입니다. 그런데 신규 확진자 수가 444명, 엿새 만에 다시 400명대로 증가 했습니다. 이러다 보니까 이제 설연휴 돼서 이동이 많아지면 재확산 우려가 있지 않느냐 이런 걱정들이 커지고 있는데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 정재훈 > 이번 주가 최대 고비다 이런 말씀을 전문가들과 방역당국이 매일 해드렸고요. 저도 생각해보면 작년에 이런 이야기를 100번 정도 한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죄송하고 잘못된 이야기입니다. 결국은 우리가 전문가 스스로를 양치기소년으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위기는 집단면역 형성될 때까지 끝나지 않습니다. 오늘 방심하면 내일 또 전파가 늘어나고 다음 주에 확진자가 늘어나고 다음 달에 유행이 올 수밖에 없거든요. 장기적 관점에서 국민들이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게 저희의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결국 백신접종을 통해서 집단면역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매일매일이 위기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진행자 > 지난번에 스튜디오에 나오셔서도 유사한 이야기를 해주셨었잖아요. 우리가 특정시기만 넘기면 된다는 말씀을 절대 하면 안 된다 완전히 코로나19가 없어질 때까지 늘 긴장해야 된다 이런 말씀 주시지 않았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지금 방역당국에서 설연휴기간 5인이상 모임 금지조치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데요. 위반하면 과태료 10만 원 물리겠다고 밝히고 있고요 이 조치에 대해서 실효성이 없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도 있고요. 교수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정재훈 > 저는 국민들에게 정말 과태료를 물리는 게 현실적으로 보면 어려운 이야기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그만큼 상황이 위중하고 어렵다는 신호를 국민들에게 드리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상황이 오죽 위험하면 이런 말씀까지 드리겠느냐 이런 정도로 국민들께서 받아들여주셨으면 좋겠고요. 저는 처벌보다 국민들에게 간곡히 호소 드리는 게 더 받아들이기 쉽지 않으셨을까, 이런 아쉬움도 있습니다.
☏ 진행자 > 국민들을 규제대상으로 보기보다 함께 방역해나가는 주체와 동반자로 보고 같이 하십시다 이렇게 하시는 게 맞다 라는 말씀이잖아요.
☏ 정재훈 > 그렇습니다.
☏ 진행자 > 교수님께서 설 연휴나 특정한 기간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함께 주의 경계해야 된다고 말씀 주셨지만 설 연휴에 우리가 조금 더 특별하게 주의해야 할 점 짚어주시죠.
☏ 정재훈 > 항상 드리는 부탁이고 너무 죄송한데요. 마스크 잘 써주시고요.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켜주시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백신접종이 충분히 이뤄져서 집단면역이 형성될 때까지 결국은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 진행자 > 지금 지역 상공인 여러분, 시장, 자영업자 여러분 무척 고생이 심하시고요. 마음이 많이 안 좋으신데 감염병 전문가 예방의학 전문가로서 마지막으로 함께 고생하고 계시는 우리 국민들께 말씀 주실까요?
☏ 정재훈 > 국민들이 지난 1년 간 정말 많이 고생을 하셨고 국민들이 도와주셔서 그래도 그나마 우리나라가 이 정도 확산방지에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부터 우리가 고민해야 될 것은 앞으로 집단면역이 형성될 때까지 10개월 정도 남았는데 10개월까지 어떻게 지속 가능한 방역을 만들어 가느냐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지속가능한 방역이란 게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것에서 나오는게 아니고 국민들이 방역수칙을 지키실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게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우리가 지금 펼치고 있는 정책이 어떻게 보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희생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을 정치권에서 강구해주셨으면 좋겠고 국민들도 대책에 대해서 지지를 보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진행자 >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재훈 >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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