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또 잃은 명절 대목..곳곳 '울상'
[KBS 전주]
[앵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에도 명절 대목이 무색해졌습니다.
전통시장 상인들도, 고속도로 휴게소 직원들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에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오정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무침 거리를 고르는 할머니 손길에 고민이 묻어납니다.
["조금씩만 사야지. 시금치 3천 원어치 안 돼?"]
음식하는 손이 큰 할머니지만 올 설에는 고작 콩나물 두어 줌과 시금치 한 줌을 집어 들었습니다.
명절마다 상에 올렸던 양념갈비는 올해는 포기했습니다.
[김란심/전주시 서노송동 : "나는 사람들이 먹는 걸 좋아하는데 올해는 안 돼. (가족들이 못 모여서요?) 네."]
지난 추석도, 이번 설도 대목을 허무하게 보내는 시장 상인들은 먹먹합니다.
지금쯤이면 대여섯 짝은 팔았어야 할 홍어를 이제 막 한 짝 비웠을 뿐입니다.
[박금자/전통시장 상인 : "5마리 사던 분들이 2마리 뜨고. 3마리 뜨던 분들이 1마리 뜨고. (매출이) 반토막도 아니고, 너무 안 돼요."]
연휴 동안 앉아서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된 고속도로 휴게소, 식탁과 의자엔 아예 사용금지 안내가 나붙었습니다.
국물 진한 갈비탕이 자랑이었는데, 메뉴판엔 포장 판매가 가능한 것들만 남았습니다.
[윤명호/경기도 안성시 : "메뉴가 김밥밖에 없네요. 국물 있는 거나 해장국 같은 걸 생각했는데..."]
정부가 정한 방역 지침보다 더 엄격하게 대비했지만, 한 해 장사를 망치는 속은 쓰립니다.
[이흠진/여산휴게소 조리실장 : "1년 중에 휴게소의 꽃이라고 하는 대목 장사를 작년 추석하고 여름 휴가철, 구정 명절도 (망쳐서)…."]
혹시 다음 대목도 이러지 않을까, 벌써 걱정하는 이들.
새해 복으로 평범한 일상을 되돌려 받길 바라봅니다.
[이흠진/여산휴게소 조리실장 : "새해 소망은 다른 것 없습니다. 코로나19가 빨리 잠식되길 간절히 이번 구정에 기도 한 번 드려 보려고요."]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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