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는 왜 '박원순 마케팅'에 나섰나?
우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론에 보도된 강난희 여사님의 손편지 글을 보았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얼마나 힘드셨을까"라며 "박원순 시장은 제게 혁신의 롤모델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하던 동지였다"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 제가 앞장서겠다"라며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우 후보가 언급한 편지는 최근 소셜미디어 네트워크(SNS) 상에 올라오면서 언론에 보도된 바 있습니다. 지난 6일 박 전 시장의 배우자인 강난희 씨가 추모사업 단체인 '박원순을 기억하는 사람들' 쪽에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강씨는 A4 용지 3장 분량의 편지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사실을 인정한 데 대해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 나의 남편 박원순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정치권에선 우 후보가 당내 박 전 시장의 지지층을 결집하려 했단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등에서(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박영선 전 장관이 계속 앞서나가자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특히 우 후보는 "2월 11일은 박 전 시장의 67번째 생일"이라며 "비록 고인과 함께할 수 없지만, 강난희 여사와 유가족이 힘을 내시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야당도 박 전 시장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비판했습니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인권위에서도 성추행으로 인정한 박 전 시장의 뜻을 같이하겠다는 것인가"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박 전 시장의 잘못으로 치러지는 선거에 나오려면 예비후보로서 피해자와 천만 서울시민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서울시장 후보들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국민의힘 나경원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에서 "강 자사야 아내로서 느낄 충격과 고통이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적어도 이번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나선 후보라면 '박원순 찬양'을 입에 올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그 자체로 2차 가해"라고 비판했습니다. 오신환 예비후보는 "당내 경선이 아무리 급하다 해도 최소한의 분별력은 잃지 말아야 한다"라며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박원순 계승' 운운하며 피해자에게 거듭 상처를 주는 도발은 말아야 한다"라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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