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사각지대 넓히는 '원격수업'..대책 없나?

서진석 기자 2021. 2. 1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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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용경빈 아나운서

경기도 용인에서 숨진 10살 학생은 이모 부부의 학대가 사망 원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학생은 방학 전까지 학교에 다녔고, 1주일에 하루는 등교수업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학교에선 학대 징후를 전혀 몰랐습니다. 

원격수업 장기화에 위협받는 아이들 안전 문제,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전대원 대변인과 고민해 보겠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전대원 대변인

네, 안녕하십니까.

용경빈 아나운서

안타깝게도 이런 사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천안, 창년의 아동학대 피해자도 학교에 분명히 다니고 있었고요.

문제가 불거지기 직전까지도 출석 체크도 비교적 잘했다고 하는데, 그 얘기는 결국 원격수업 시스템이 아이들 안전을 전혀 챙기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봐도 되는 것 아닐까요?

전대원 대변인

원격수업 시스템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교사들이 학생을 파악하고 그다음에 아동학대의 징후를 파악한다는 건 학교에서 그 아동의 미묘한 심리의 변화나 그리고 얼굴 표정, 그리고 몸에서 나타나는 여러 증상들을 가지고 종합적으로 판단을 하게 되어 있는데, 사실 원격수업에 있어서는 그 효과를 발휘하기가 좀 어렵죠.

왜냐하면 자기표현능력이 뛰어난 학생들도 아니기 때문에, 초등학교 고학년 그리고 중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효과가 괜찮지만 저학년으로 내려갈수록 교사들은 근본적인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직접 확인하기 전에는 어려운 부분이겠죠, 당연히. 

그런데 교사들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상태를 파악하기 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일까요? 

전대원 대변인

시대가 변하고 여러 가지 사회상이 변하면서 개인 프라이버시나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어떤 국민들의 관심이나 사회적 여건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것들이 학교에서도 들어오면서 담임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파악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보조차도 접근이 지금 어려운 상태입니다.

그리고 그런 것에 대해서 알려고 한다면 일일이 개인 정보 보호 동의를 받아야 되고요.

그 다음에 학부모나 어떤 아동학대 징후가 좀 농후한 학생들의 경우에는 의도적으로 그런 걸 숨기려고 할 경우에, 교사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차단되어 있는 실정입니다. 

더군다나 그런 징후가 보였을 때에도 학생의 여건이나 이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정보에 접근해서 이것을 신고하거나 여러 가지 정보를 더 알아보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되는데 이런 징후 자체가 존재할 때마다 교사들이 신고를 하거나 그렇게 되면 엄청난 심리적 부담감을 안거나 제도적 보호를 못 받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것이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 중의 하나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네, 결국은 교사의 여건이 많이 좀 개선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교사가 실제로 신고의무자 중에 가장 많이 아동학대 신고를 하고 있는 상황 아니겠습니까.

교육당국이 그러면 어떤 지원을 좀 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전대원 대변인

교육당국의 지원도 필요하고, 우리 사회의 책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 모두가 아동학대에 대해서, 그리고 아동학대를 막기 위해서 우리가 무한 책임을 우리 사회가, 우리 어른들이 다 함께 지고 있다고 생각해야 됩니다. 

지금 같은 경우에는 사후약방문처럼 사건이 벌어지고 나면 누가 잘못을 했는가, 누구는 제대로 역할을 했는가, 그것에 대한 책임 추궁하기에만 바쁘지, 이런 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들은 전무한 상태입니다.

하다 못해 교사들이 그런 징후를 보고 신고를 하려고 하게 되면 심리적 부담감을 느끼는 상태입니다.

왜냐하면 물증이 있느냐, 물증을 확보하고 가지고 있느냐라고 하면서 오인 신고를 하게 되면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되고요.

또 그런 게 아니고 제대로 된 신고를 하더라도 교사는 물증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들이 없습니다.

이에 대해서 학교와 사회가 우리 다같이 이것에 대해서 민감성을 높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민감성을 높여서 우리들이 이런 일들이 벌어졌을 때도 사전 예방 차원에서 우리가 이해하고 받아주고 그리고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자세들이 교육당국과 우리 사회가 다 같이 책임의식을 느끼고 나갈 때만이 제2, 제3의 사건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네, 우리 모두의 책임의식, 그에 따른 절차, 우리가 꼭 좀 기억해야 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실천교육교사모임의 전대원 대변인이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전대원 대변인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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