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박원순 계승"..당 안팎서 "2차 가해" 비판
[경향신문]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사진)이 10일 “박원순 시장은 제게 혁신의 ‘롤 모델’이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논하던 동지”라며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당내 경선을 앞두고 지지층에 호소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으로 치르는 보궐선거에서 책임이 있는 여당 후보가 ‘2차 가해’를 저질렀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우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박 전 시장의 부인 강난희 여사가 박 전 시장의 무고를 주장하며 ‘내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도 나의 동지’라고 쓴 편지글을 언급하면서 “(강 여사의) 글을 읽으면서 울컥했다. 이를 악물고 있는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며 “(박 전 시장이) 얼마나 힘드셨을까! 어떻게 견디셨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시장의 정책을 계승하고 그의 꿈을 발전시키는 일, 제가 앞장서겠다”며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서울시 정책을 펼쳐가겠다”고 말했다.
무고를 주장하는 강 여사의 글을 언급하면서 박 전 시장을 계승하겠다는 우 의원의 발언은 당내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설연휴 직후 열리는 민주당 내 서울시장 경선은 당원 투표가 50%를 차지한다. 일반 여론조사에서 뒤지고 있는 우 의원으로서는 당원들을 공략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야당을 비롯해 당 안팎에서는 비판이 잇따랐다. 민주당 한 의원은 통화에서 “당대표도 사과했는데 후보가 이렇게 말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그나마 ‘성추행 심판’ 여론이 잠잠해졌는데 여권 전체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피해자의 인권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더라면 오늘과 같은 망언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우 의원은 2차 가해 비판에 기자들과 만나 “슬픔에 잠긴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쓴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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