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공정선거위원이 부정선거 논란 당사자 변호"

선거공정위 A위원, 레슬링협회장 선거 당선자 변호
당선무효 처분 받자 '불복' 가처분 신청..법원 인용
이용 의원 "공정선거 도모할 위원으로서 부적절" 지적
대한체육회 "오해 소지 있어"..위원 사임 권고

연합뉴스

대한체육회 회원단체 선거 과정의 공정한 관리를 맡은 선거공정위원회 위원이 관련 선거 후보자의 변호를 맡은 것으로 파악되면서 이해충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한체육회도 이 같은 지적을 염두에 두고 해당 위원에게 위원직 사임을 권고했다.

1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용 의원실에 따르면 대한체육회 선거공정위 위원인 A변호사는 최근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에 당선된 조해상씨의 당선무효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정에서 변호를 맡았다. 해당 협회는 대한체육회의 회원단체다.

대한체육회 선거공정위원회 규정은 이 위원회의 설치 목적을 '지자체 체육회장 및 회원종목단체장 선거의 공정한 관리를 도모하기 위함'으로, 위원들의 역할은 각종 선거 관련 유권해석에 대한 자문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정선거 관리 책임이 있는 A변호사가 관련 선거에 나선 인물의 변호를 맡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한체육회도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최근 A변호사에게 선거공정위 위원직에서 물러나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은 대한체육회가 이 같은 변호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고 지적했지만,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A변호사는 이번 논란에 대해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변호를 맡는 게 금지된 것도, 규정 위반도 아니다. 레슬링협회 선거가 끝난 뒤 협회에서 당선 무효 결정을 내린 데 대한 불복 과정에서의 변호이기에 이해관계 충돌도 없다"며 "협회의 편파적인 선거사무행정과 무리한 당선무효 결정이 오히려 문제의 본질"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선거공정위 위원직 유지 여부에 대해선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11일 열린 레슬링협회 회장 선거는 잡음이 이어지다가 법적 공방으로까지 비화됐다. 조씨는 이 선거에서 3선 국회의원 출신 김재원 후보와의 경쟁 끝에 당선됐지만, 레슬링협회 선거관리위원회는 나흘 뒤 △기부행위 금지 위반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금지 위반 △제 3자에 의한 선거운동 위반 등을 이유로 조씨 당선무효 공고를 냈다.

이에 조씨는 레슬링협회를 상대로 당선무효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최근 이를 인용하면서 조씨는 당선인 신분으로 복귀했다. 해당 선거 관련 비위 의혹을 제기해 온 이 의원은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온 것일 뿐이라며 "조씨는 부정선거 운동 사실에 대해 법적 처벌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스포츠윤리센터와 대한체육회가 적극적 조사와 감사를 통해 부정선거의 진실을 밝히고,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선거공정위원의 부당 개입에 대해 철저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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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pswwang@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