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상승세냐, 야권 단일화냐..설 밥상 민심 어디로?

김미나 2021. 2. 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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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4·7 보궐선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윤건영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구로구 남구로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1.02.10.

지난달 말 뒤늦게 출마 선언을 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후보 단일화’를 앞둔 야권 후보들은 ‘박영선 때리기’에 집중하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는 10일 <와이티엔>(YTN)·<교통방송>(TBS) 의뢰로 실시한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7~8일 서울 거주 성인 1016명 대상·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 포인트) 결과 박 전 장관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가상 가양자대결 구도에서 38.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36.3%였다. 박 전 장관-나경원 전 의원 대결에서도 박 전 장관은 39.7%, 나 전 의원은 34%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의 대결에선 40.6% 대 29.7%로 오차 범위 밖에서 이겼다. 야권 단일화가 무산돼 3자 대결이 펼쳐지는 경우를 가정했을 때도, 박 전 장관은 국민의힘 후보로 누가 나오느냐에 관계없이 오차범위 밖에서 이기는 것으로 예측됐다. 나 전 의원이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될 경우 박 전 장관이 37.5%, 나 전 의원이 25.0%, 안 대표가 22.7%였고, 오 전 시장이 나설 경우엔 박 전 장관 37.7%, 오 전 시장 18.7% 안 대표 26.7%로 조사됐다.

여야 후보 모두를 대상으로 한 적합도 조사에서는 박 전 장관(26.2%), 안 대표 (19.0%), 나 전 의원(15.1%)이 선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박 전 장관의 출마 선언 전이던 지난달 4일 리얼미터 조사 때는 안 대표가 24.9%, 박 전 장관이 13.1%, 나 전 의원이 10.7%였다. 한달새 안 대표 적합도가 5.9%포인트 하락하고 나 전 의원은 4.4%포인트 상승하는 사이, 박 전 장관의 적합도는 13.1%포인트가 올랐다.

그러나 박 전 장관의 경쟁력이 확인된 것이지, 우위를 굳힌 것이라고 보긴 힘들다. 여론조사업체별로 결과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엠브레인퍼블릭이 <뉴스1> 의뢰로 지난 8∼9일 서울 거주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상 양자대결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1% 포인트)에선 안 대표가 45.2%를 얻어 박 전 장관(35.3%)을 오차범위 밖에서 이겼다. 지난 5∼6일 서울 거주 성인 807명으로 대상으로 한 <문화일보> 의뢰,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신뢰 수준 95%, 표본오차 ±3.46% 포인트)에서도 안 대표는 46.6%, 박 전 장관은 37.7%의 선호도를 나타냈다.

야권은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면서도 긴장감을 표하는 모습이다. 지난주 야권 단일화 작업이 ‘국민의힘 내부 경선’과 ‘제3지대 경선’ 이원화 구도로 확정됐지만, 야권 전체의 흥행은 살아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 경선에선 나경원·오세훈 ‘투톱’ 경쟁 구도가 굳어지면서 오신환·조은희 후보 등 ‘뉴페이스’의 활약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제3지대에선 지지층을 끌어모을 티브이(TV) 토론 등 이벤트가 설 연휴 뒤인 15일로 미뤄졌다. 이번 설 밥상 주도권을 여권 후보에게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비대위 관계자는 “나경원·오세훈 후보의 선두 싸움만 계속되다보니 경선이 긴장감 없이 침체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박 전 장관도 새 인물은 아니지 않나. 여론조사 결과도 후보 개인에 대한 선호는 아니라고 본다. 서울 선거가 ‘부동산 선거’로 가게 되면 우리 당에 불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도 야권 후보들은 일제히 ‘박영선 때리기’에 집중했다. 오 전 시장은 전날 박 전 장관의 ‘21분 콤팩트 도시’ 공약 행사에서 한 교수가 “(숫자 21은) 21세기, 선거가 있는 올해가 2021년이라는 점 등이 반영됐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 “공상과학(SF) 영화를 너무 자주 보셨나”라며 “허술하게 네이밍된 것이라니 실로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결혼·출산 1억원 보조금’ 공약을 박 전 장관이 “돈 준다고 결혼하고 출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어처구니 없는 셀프 디스”라며 “박 전 장관은 (2018년 서울시장 선거 경선 출마 때) 저출산을 지적하며 ‘둘째 아이를 출산했을 경우 만 5세까지 매월 2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최소한 앞뒤는 가려가며 비판하라”고 맞섰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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