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 나란히 호남으로..이낙연 "한전공대법" 정세균 "이제 호남도 누려야"

손덕호 기자 2021. 2. 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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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지지율, 이재명이 이낙연·정세균 앞선 상황
이낙연, 한전공대 특별법 당대표 임기 중 처리 서둘러
정세균 "김대중 대통령에게 정치 배웠다"

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2·3위를 달리고 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0일 나란히 호남을 찾았다. 이 대표는 한전공대 건설부지 현장 방문, 정 총리는 연료전지발전소 투자협약식 참석이 목적이었지만, 정치적 기반인 호남 표심(票心)도 놓치지 않았다. 호남에서조차 호남 출신인 이 대표·정 총리 지지율이 이 지사에게 뒤쳐지는 상황에서, 명절을 앞두고 지지층 확보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0일 오후 설 성수품 물가 점검으로 광주광역시 양동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 총리는 이날 호남에서 5개의 일정을 소화했다. 먼저 오전에는 광주광역시청에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주재했다. 오후에는 광주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연료전지발전소 투자협약·착수식, 코로나19 선별진료소 현장점검을 했다. 그 뒤 전남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광주 서구 양동시장을 찾았다. 이어 전남 함평군으로 이동해 광주형 일자리 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했다.

정 총리는 이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빛고을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투자협약 및 착수식에 참석해 축사에서 "위대한 광주의 시대가 반드시 열릴 것이라 믿는다"며 "저 역시 광주 시대의 서막에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에 대해 "마르지 않는 화수분 같은 에너지를 선물하는 꿈의 발전소"라며 "일자리가 늘어나고 광주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축사의 핵심은 그 뒤에 나왔다. 정 총리는 "광주가 살아야 호남이 살고, 호남이 살아야 대한민국 국가균형발전의 기틀이 정립된다"고 했다. 또 "광주는 지금까지 양보하고 헌신했다. 대한민국은 광주의 희생으로 민주화를 이룩했다"며 "하지만 호남과 광주는 산업화의 과정에서 소외당한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 호남과 광주도 충분히 누리고 더불어 잘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6시까지 페이스북에 글을 4개 올렸다. 모두 광주와 관련된 내용이다. 오전에는 "광주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김대중 대통령님이 떠오른다"며 "그분께 정치를 배웠다. 그리고 광주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포용력과 정의로움도 배웠다"고 했다. 대학 졸업 후 쌍용그룹에 입사해 상무까지 지낸 정 총리는, 1995년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계 입문 제안을 받고 정계에 입문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조성 예정지를 둘러보고 한전공대 개교 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대표는 이날 오후 전남 나주시를 찾아 한전공대 부지와 한전 31층 전망대를 둘러봤다. 그는 한전공대 건립 부지에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특별법이 가급적 2월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김태년 원내대표와도 약속을 하고 왔다"고 말했다.

한전공대 설립은 나주 지역 '숙원 사업' 중 하나다. 이 대표는 대선에 출마하려면 3월에 당 대표에서 물러나야 한다. 당 대표 임기 중 호남 지역의 숙원사업은 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 대표의 호남 방문은 지난달 18일 5·18 묘역 참배와 지난 6일 고(故) 강신석 목사 빈소 조문차 비공개 방문에 이어 올해 세 번째다.

정 총리는 아직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출마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 지지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그를 대신해 호남 출신인 정 총리가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정 총리와 이 대표가 모두 설 연휴를 앞두고 '집토끼'인 호남을 찾은 것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5~29일 전국 유권자 25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95%에 오차범위 ±1.9%포인트)에서 지지율 1위는 이재명 지사(23.4%)가 차지했다.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18.4%), 이낙연 대표(13.6%)가 뒤를 이었다. 정 총리는 4.0% 지지율로 전체 7위였지만 여권 주자 중에서는 3위였다. 지난 달에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보다 지지율이 낮았지만, 한 달간 지지율이 1.5% 오르며 순위가 상승했다.

광주·전라 지역 지지율은 이재명 지사 22.1%, 이낙연 대표 21.2%, 정세균 총리 8.7% 등이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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