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여성 비하' 파문에 日정부 진화 계속, 도쿄도지사는 '선긋기'
도요타 "매우 유감" 스폰서기업들 비판↑
"모리 회장 사임 당연" 야당은 공세 강화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 정부·여당이 모리 요시로(森喜朗)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의 여성 비하 발언 파문을 진화하기 위해 계속 애쓰고 있으나 논란은 진정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진화하고자 했던 여당 간부의 발언은 오히려 '기름'이 됐다. 도쿄도지사는 선긋기에 나섰으며 야당은 사퇴 공세를 강화했다.
日정부 측 "신뢰 회복하겠다"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집권 자민당 간사장의 자원봉사자 경시 발언에 대해 거듭 "부적절했다"고 밝혔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모리 회장의 발언은 "정부로서는 모리 회장의 발언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모리 회장은 지난 3일 "여성이 많이 있는 이사회는 시간이 걸린다" 등의 발언으로 여성 비하 파문을 불렀다. 그는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했으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후 8일 니카이 간사장은 올림픽 자원봉사자의 잇따른 사퇴를 둘러싸고 "순간적"인 움직임이라고 발언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니카이 간사장은 모리 회장이 반성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으나 "모리 회장의 성격, 지금까지의 행동으로 봤을 때 가장 반성하고 있을 때 오히려 그런 태도를 취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다"며 옹호하기도 했다.
이후 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의 사퇴는 계속됐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모집한 자원봉사자 약 390명이 사퇴했다.
선 긋는 도쿄도지사, 4자회담도 "참석 안해"
특히 "오늘 아침 일부 (언론) 보도에서 2월17일 IOC와 조직위원회, 도쿄도 등이 대표로 나서는 4자 회담이 개최된다고 했으나 지금 회담을 해도 별로 긍정적인 발신이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출석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오는 17일 모리 회장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고이케 지사, 하시모토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 등이 참석해 4자 회담을 가지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NHK에 4자 회담 실시가 보류됐다고 밝혔다.
도요타까지 나서…잇따르는 스폰서의 비판, 야당은 사퇴 공세 강화
아즈미 준(安住淳)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모리 회장 사임은 당연하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어디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가라는 단계까지 왔다. 세계에서 일본에게 쏠린 눈은 매우 엄격하다. 총리에게서 위기감이 드러나지 않는 게 위기다"라며 스가 총리의 결단을 촉구했다.
도쿄올림픽 스폰서 측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잇따르며 사퇴 압박에 힘을 주고 있다.
10일 도요타자동차는 모리 회장의 발언을 둘러싸고 "올림픽·패럴림픽 정신에 공명해 스폰서가 되기로 했는데, 우리 도요타가 중요시 해온 가치관과 달라 마음으로부터 유감이다"라는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 사장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도요타는 IOC 등과 최고위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기업이다. 도쿄올림픽에서는 선수촌을 달리는 자동운전 전기자동차를 준비하고 있다.
JR동일본 후카사와 유지(深澤祐二) 회장도 9일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정신에 봐도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고 지적했다.
NHK 취재에 응답한 54개 기업 중 36개 기업은 "발언을 용인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22개 기업은 관객으로부터 항의 등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스폰서에서 빠져야 하지 않느냐", "모리 회장의 사임을 강하게 요구해달라" 등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여론에 스폰서의 비판까지 높아지면서 모리 회장이 사퇴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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