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돋보기] 나란히 웃은 게임업계 '빅3'..해결 과제도 분명하다

윤선훈 2021. 2. 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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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매출 감소세 넥슨, 낮은 영업이익률 넷마블, 리니지 의존도 높은 엔씨

쏟아지는 정보통신기술(ICT) 현안을 잠시 멈춰 서서 좀 더 깊숙히 들여다봅니다. 'IT돋보기'를 통해 멈춘 걸음만큼 보다 심층적으로 분석하되, 알기 쉽게 풀어쓰겠습니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게임업계 '빅3'가 나란히 지난해 기대를 뛰어넘었다. 넥슨은 사상 첫 연간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고, 넷마블은 2조원 중반대에 안착했다. 엔씨소프트 또한 역대 최초로 매출 2조원 고지를 밟았다.

뛰어난 실적에도 과제는 남았다. 넥슨은 계속 하락하는 중국 매출을, 넷마블은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이 여전히 낮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는 단일 IP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다.

올해는 그간의 단점을 극복하고 견고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전방위 보완에 나서겠다는 포부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 사옥의 모습. [사진=각 사]

◆ 실적 축포 쏘아올린 3N

1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해 연결 매출 2천930억엔(약 3조1천306억원), 영업이익 1천115억엔(약 1조1천907억원)을 달성하며 매출 신기록을 새로 썼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8%씩 증가했다.

넷마블 역시 매출 2조4천848억원, 영업이익 2천720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으며 엔씨소프트 는 매출 2조4천162억원, 영업이익 8천248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냈다.

세 업체 모두 모바일 게임이 전반적인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넥슨은 지난해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바람의나라: 연' 등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2019년 말 출시한 'V4'는 2020년까지 장기 흥행 중이다. 모바일 게임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0% 성장했으며 매출 비중은 33%까지 확대됐다.

넷마블 역시 지난해 11월 출시된 '세븐나이츠2'를 비롯해 A3: 스틸얼라이브, 일곱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등 지난해 출시된 주요 게임들이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며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특히 해외에서 지난해 매출 1조7천909억원을 챙기며 전체 매출 비중이 72%까지 올라갔다. 전년 대비로는 23.3% 상승한 수치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형제의 덕을 톡톡히 봤다. 리니지M은 지난 2016년 출시됐음에도 장기간 앱 마켓 매출 1, 2위를 굳건히 지키며 엔씨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고, 리니지2M 역시 2020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에 기여했다. 지난해 엔씨가 리니지M과 리니지2M으로 벌어들인 매출을 합하면 1조6천783억원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엔씨는 게임업계 매출 2위인 넷마블의 매출을 지난해 거의 따라잡는 데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게임업계의 전반적인 호황 속 특히 이들 세 업체는 괄목할 만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며 '비대면' 수요를 톡톡히 누렸다는 평가다.

◆ 올해는 보다 견고해진다…다시 뛰는 '3N'

다만 호실적 속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넥슨의 경우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이 계속해서 신통치 않다는 점이 고민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중국 지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하는 데 머물렀다.

중국의 경우 '던전앤파이터'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인데 여기서의 매출이 전년 대비 줄어들면서 시장 전체 매출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다. 넥슨으로서는 당초 지난해 8월 중국에 선보일 예정이었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출시가 무기한 연기됐다는 점이 뼈아프다.

넥슨은 2021년에도 던전앤파이터의 중국 매출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설날 업데이트를 단행하고, 현재 수준에서 최대한 활성 이용자 수와 유료 이용자 수 등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또 향후 꾸준한 업데이트로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이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일단 넥슨은 기본적으로 올해 안으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넷마블의 경우 매출은 다른 두 업체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 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률이 각각 38%와 34%인 반면 넷마블은 11%에 불과하다. 이는 다른 주요 게임업체들과 비교해 봐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넷마블의 주력 타이틀 중 자체 IP보다는 외부 IP를 활용한 게임이 많다 보니 막대한 IP 수수료를 지불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원인으로 꼽힌다.

넷마블의 대표적인 자체 IP는 '세븐나이츠'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출시한 'A3: 스틸얼라이브'와 '마구마구 2020' 역시 자체 IP 기반으로, 넷마블 입장에서는 이들 게임의 장기 흥행이 실적 개선의 중요한 포인트로 떠올랐다. 이는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이날 열린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자체 IP 강화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지급수수료 액수가 낮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것과 맞닿는다.

지난해 들어 넷마블의 지급수수료율이 40%대에서 30%대 후반으로 낮아진 부분은 긍정적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지식재산권)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졌다. 리니지M과 리니지2M로 막대한 수익을 기록했고 PC 리니지 시리즈에서도 지속적인 매출이 나오며 리니지 IP로만 1조9천58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81%에 달한다. 엔씨 입장에서는 리니지가 안정적인 수익원임에는 분명하지만 인기 유지 여부를 마냥 장담할 수는 없는 만큼 수익 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엔씨가 올해 리니지 이외의 신작을 대거 내놓는 이유와 맞닿는다. 엔씨는 올해 이미 '트릭스터'와 '블레이드&소울2', '프로야구 H3' 등 신작들에 대한 사전예약을 개시했다. 하반기에는 PC·콘솔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TL'과 아이온2 등의 출시가 예정됐다.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가 개발한 팡야M 역시 올해 출시될 수 있는 작품으로 거론된다.

그간 신작이 별로 없던 엔씨는 올해 이례적으로 신작을 쏟아내며 매출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시도할 예정이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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