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 없다.. 서울 떡집, 속초 맛집도 손님이 없어 운다 [소상공인 경기 최악]
전통시장와도 조금씩만 장봐
관광지 인근 식당가는 썰렁
"오가지도 못하는데 누가 오나"
■지갑 닫힌 설 연휴…대목 사라져
설을 하루 앞둔 10일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상인들은 모처럼 맞은 명절 대목에도 웃지 못했다. 상인들은 예년보다 물건을 적게 들여놓으며 적자를 최소화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영천시장에서 23년째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장모씨(63)는 "매년 설이면 노인정이나 행사장에서 대량주문하는 떡이 있었는데 올해는 완전히 끊겼다"며 "명절이다 보니 한 접시씩 떡을 사가는 손님이 있지만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주문이 적어서 떡도 3분의 1만 생산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육류, 생선, 과일 등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다. 이들 상점에는 선물용 과일박스와 제수용 생선이 빼곡히 진열됐지만 상인들의 기대감은 크지 않았다. 과일은 박스 상품보단 낱개 판매가 대세였고, 도미같이 값비싼 생선을 찾는 사람은 없었다. 평일보다 매출이 높은 곳이 많았으나 1년 중 최대 대목인 것을 고려하면 부진한 상황이었다.
황태포와 유과 등 명절음식을 판매하는 건어물가게의 최모씨(69)는 "사람이 모이질 못하니 제사를 지내지 않는 집이 많은 거 같다"면서 "설 전에는 5인 이상 모임이 풀리기를 바랐는데 결국 풀리지 않더라"고 말했다. 30여년간 과일가게를 해온 나모씨(55)는 "과일은 신선도가 중요해서 팔지 못하면 전부 버려야 한다. 매일 남편에게 물건을 적게 주문하라고 입이 닳도록 말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관광지 인근 맛집도 '생계 걱정'
설 연휴 직전 공휴일인 지난 7일 찾은 강원 속초중앙시장은 드문드문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 시장은 평소 SNS 등으로 소문난 소상공인이 많아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이 시장의 한 상인은 "(코로나19 이전)예전 같으면 발 디딜 곳이 없을 정도로 방문객이 많았다. 요즘은 주말 방문객이 평일보다도 적다"며 "설 연휴 직전인 것을 감안하면 손님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하소연했다.
시장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설악산 인근 관광지 옆 음식점은 썰렁했다. 평소에는 방문객을 실어나르는 차량으로 가득 찼을 주차장이지만 텅텅 비어 있었다.
이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장은 "이전에는 문을 열기도 전에 사람들이 긴 줄을 섰다. 지금은 손님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이날 점심 장사는 한 팀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음식점 사장은 "오후 6시가 되면 찾아 오는 손님이 없다"며 "영업제한시간도 문제지만 모임이 금지된 영향이 크다며 정부에서 손실에 대한 보상 문제를 강구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구의동에 위치한 전통시장은 손님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인근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영향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곳곳에서는 설 명절 장사 대신 문을 닫은 곳도 눈에 띄었다. 문을 열어봤자 전기료 등 유지비가 늘어나 손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도 설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한가했다. 광장시장에서 홍삼을 판매하는 50대 김모씨는 "모두 한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홍삼 세트를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라며 "백신이 나온다고 해도 경제가 회복되려면 시간이 걸릴 텐데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울상을 지었다.
30년간 한복집을 운영한 이모씨(57)는 "결혼식과 출산 등이 줄면서 한복 업계는 침체기를 맞은 지 오래됐는데 코로나19로 결정타를 맞았다"며 "맞춤한복과 설빔은 옛날 이야기가 돼서 명절에도 하루 한벌도 팔기 어려운 처지"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씨는 "대출을 끌어모아도 임대료를 못내서 보증금이 다 까였다. 너무나도 가혹한 명절"이라고 덧붙였다.
kjw@fnnews.com 강재웅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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