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없는 명절나기 [집콕해도 건강한 설]

정명진 2021. 2. 10.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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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문 여는 약국부터 체크
체온 37.5도 넘으면 아이 옷 벗겨서 몸 식혀야
땀에 안젖게 닦아주고 떤다고 담요 덮으면 안돼
기름진 음식 급하게 먹지말고 천천히 꼭꼭
설사·구토 후 탈수 주의.. 물 충분히 마셔야

신축년 명절이 며칠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이번 설 연휴는 4일간 이어지지만 지속되는 코로나19로 방역수칙 준수를 위해 친척 등 가족 모두가 모여 정겨운 시간을 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영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10일 "코로나19로 인해 응급실 가기가 꺼려지는 상황이고 주변 병원이나 약국이 대부분 문을 닫기 때문에 응급상황에 대해 숙지하고 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설 연휴(1월 24~27일) 동안 응급의료센터의 환자 내원은 약 11만건으로 하루 평균 약 2만9000건이 발생했다.

명절 당일과 다음 날에 응급의료센터 이용이 가장 많았으며 평상시와 비교하면 평일의 2.9배, 주말의 2.2배까지 증가했다.

다빈도 질환은 △폐렴(3769건) △감기(3527건) △장염(3501건) △얕은 손상(3257건) △열(2086건) △복통(1766건) 등으로 나타났다.

■발열, 해열제 먹이고 열 식혀야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열이 나면 걱정부터 앞선다. 소아 발열은 주로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다. 발열이 있으면 체온계를 이용해 정확한 체온을 재야 하는데 입과 직장을 통해 측정하는 것이 정확하다. 5세 이하 어린이는 직장체온계로 재는 게 좋다. 37~37.5도를 넘지 않으면 정상이다. 체온이 정상 범위를 넘으면 아이 옷을 벗겨 열을 식혀준다. 몸을 떨면 열이 나는 것이다. 두꺼운 담요를 덮지 말고 땀 등을 닦아줘야 한다. 이때 열을 빨리 식히려고 알코올이나 얼음물은 사용해서는 안 된다. 수건에 미지근한 물을 적셔 닦아주도록 한다. 해열제를 복용하는데 아이에게는 가급적 아스피린 복용은 피한다. 고열이 계속되면 가까운 응급센터를 내원, 의사의 진료와 처방을 받는다.

■폐렴, 객담 동반하면 응급실로

소아 폐렴은 대부분 심한 감기나 독감 합병증에서 오기 때문이다. 감기가 거의 나았다고 생각해 잠깐 방치하는 사이 폐렴에 걸리는 수가 많다. 감기 기운이 있을 때는 완치될 때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면역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은 미리 예방접종을 해두는 것이 좋다.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이 폐로 들어가면서 폐에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폐렴의 주요 원인균인 폐렴구균은 공기 중에 항시 떠다니고 사람의 코와 목에도 살고 있는 아주 흔한 세균이다. 초기엔 폐의 정상적 방어기능이 저하되면서 기침, 가래, 고열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객담을 동반한 기침, 숨을 쉴 때 가슴통증, 호흡곤란이 있으면 바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유아나 소아는 진행속도가 빨라 갑작스럽게 늑막염, 뇌수막염 등의 합병증으로 진행하기도 하므로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장염, 탈수되지 않도록 수분섭취

기름진 설 음식을 평소보다 많이 먹다보면 소화능력이 약한 어린 아이는 배탈이 나기 쉽다. 또 겨울에는 노로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시기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어린아이들은 발열과 설사 없이 구토만 짧은 시간에 몰아서 하다가 다음 날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큰 아이들이나 어른이 옮을 경우 고열과 설사를 할 수 있다. 따라서 보호자도 아이를 만진 후 손을 바로 씻는 등 접촉에 주의해야 한다. 만약 아이의 설사가 멈추지 않는다면 탈수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심한 탈수일 경우 혀가 건조하며 거칠고, 복부 피부탄력도가 떨어져 접힌 피부가 빨리 펴지지 않는다. 이 경우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장염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수분 공급이다. 대부분 물을 마시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또 다양한 이온음료가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데, 물에 비해 흡수가 잘되므로 이를 섭취하는 것도 좋다. 장염은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체내에서 수분이 많이 소실되는데 수분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다면 탈수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설사가 나타나면 지사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혈변이나 고열을 동반한 심한 장염에는 지사제를 사용할 경우 질병 이환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한다. 불편하더라도 가벼운 증상의 장염이 있으면 부족해진 수분이나 영양소 등을 공급하는 게 좋다.

■감기, 보온과 위생에 신경써야

설 연휴 감기로 고생하지 않으려면 보온과 위생에 신경써야 한다. 야외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평소보다 몸이 긴장하고 추위를 많이 느낄 수 있다. 감기 바이러스는 신체접촉이나 공기를 통해 감염된다. 주로 오염된 손으로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감염된 바이러스는 증상이 시작되기 전이나 병 초기에 외부로 나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킨다. 감기는 대개 경하며 저절로 낫는 병이다. 증상이 불편하면 호전될 때까지 증상을 줄이는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설 연휴 감기에 걸렸다면 적절한 휴식을 취하고 수분과 영양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기침약, 비점막 충혈을 막아 콧물이나 코막힘을 완화시키는 약, 두통·미열·근육통에 효과적인 진통소염제 등을 처방받아 불편한 증상을 줄일 수 있다. 열이 지속되고 기침, 콧물 등의 감기 증상이 악화되면 응급실을 방문해 치료받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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