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허용은 했지만..식약처 "고령층 아스트라 백신 신중하게 접종해야"

김민수 기자 2021. 2. 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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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임상 결과 4월 말까지 제출
아스트라제네카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을 18세 이상 성인 대상으로 허가했다. 미국에서 진행중인 3만명 규모의 임상3상 결과를 추가로 제출하는 조건이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각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을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서 ‘사용상의 주의사항’에 ‘65세 이상의 고령자에 대한 사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기재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의사가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백신 접종으로 인한 유익성을 충분히 판단해 결정하라는 의미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을 경우 백신 접종 현장에서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으로 분석된다. 

식약처는 10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최종 허가까지 3중의 자문 절차를 거쳤다. 앞서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과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진행했으며 이날 오전 10시부터 최종점검위원회를 진행했다. 마지막 단계인 최종점검위원회에는 오일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생물의약품분과위원장 등 외부 전문가 3인과 식약처장 등 식약처 내부 5인이 참석했다. 

최종점검위원회는 앞선 두 차례의 자문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미국 등에서 진행중인 임상3상 결과 등을 허가 후 제출하는 조건으로 품목 허가를 결정했다. 안전성과 효과성을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최종점검위원회는 안전성과 관련해 보고된 이상사례는 대부분 백신 투여와 관련된 예측된 이상사례로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백신 투여 후 과민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는 아나필락시스 반응과 코로나19 증상 악화 등 이상사례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에도 약물과 관련된 중대한 이상사례는 발생하지 않았고 이상사례 발생률은 다른 성인군과 비교했을 때 유사하거나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결과를 토대로 최종점검위는 백신의 안전성이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예방효과는 백신군과 대조군에서 코로나19로 확진받은 사람이 백신군 27명, 대조군 71명이 각각 발생해 약 62%의 효과를 나타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등 코로나19 백신 효과 평가와 관련된 국내외 기준(예방효과 50% 이상)을 만족하는 결과다. 영국(2·3상)·브라질(3상) 등 2건의 임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음성인 18세 이상의 8895명(백신군 4,440명, 대조군 4,455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다. 투여용법은 표준용량 0.5mL로 투여간격은 4~12주 간격으로 2회 투여다.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서는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지만 효과성에는 추가 데이터가 필요한 상황이다. 예방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고령자 임상 참여자가 660명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검증을 위해서는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사가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백신 접종의 유익성을 판단해 결정하라는 의미에 대해 김강립 식약처장은 “허가된 의약품을 실제 임상현장에서 쓰일 때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서 사용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며 “적어도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접종에서 허가에 제한을 둘 만큼의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결론”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다만 여러 고려사항을 충분히 판단해야 한다”며 “질병관리청도 예방접종위원회 논의를 통해 합리적이고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령층 접종과 관련된 추가 자료는 미국에서 진행중인 임상3상의 중간보고서와 최종보고서다. 3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 고령자가 약 7500명 포함돼 있다. 식약처는 임상 중간결과를 올해 4월말까지 제출토록 하는 조건을 부과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떨어진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현재 질병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 등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분석과 검토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립보건연구원의 연구결과가 나오는 대로 설명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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